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원내대표와 김진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씨의 ‘전화 휴가 연장’ 특혜 논란에 대해 “(휴가 연장은) 전화·메일·카카오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육군 규정에 따라 담당자 허가가 있으면 미복귀 상태에서도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군심(軍心)은 동요했다. 군에서는 “어떤 미친 지휘관이 카톡 하나로 휴가를 연장해 줄 수 있겠느냐”는 말들이 빗발쳤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호응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여당과 국방부가 “규정상 카톡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부대관리훈령 65조와 육군 병영생활규정 111조를 근거로 한다. 부대관리훈령 65조에는 “휴가 중 천재지변, 교통 두절, 자신의 심신장애, 가족의 변고, 그 밖의 특별한 사유로 귀영이 늦어질 것이 예상될 때에는 지체 없이 전화·전보 등 가장 빠른 통신수단으로 소속 부대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육군 병영생활규정 111조 역시 “부득이한 때는 가능한 수단(전화 등)을 이용해 귀대에 필요한 기간을 허가받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서씨의 사례가 이 두 규정에 부합하느냐다. 부대관리훈령 65조에 ‘전화·전보 등’이라는 표현이 있기 때문에 카톡 또한 휴가 연장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여권의 논리지만, 일선 부대에서 장병 휴가 업무를 처리해온 부대장들의 해석은 다르다.

군 관계자는 “부대관리훈령은 전화·전보라는 수단 자체보다는 ‘가장 빠른 통신 수단’이라는 문구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빨리 연락하라는 것이지 아무 수단으로나 연락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전방 지역 A 부대장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휴가를 연장할 때 카톡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카톡 몇 개 보낸다고 휴가가 연장된 일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서씨 본인이 소속 부대장에게 직접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씨의 병이 ‘심신장애’나 ‘특별한 사유’ 또는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도 논란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면제를 받을 만큼 심각한 병”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서씨의 최초 병가 허가의 근거가 된 진단서를 쓴 군의관은 “군 병원에서 충분히 진료 가능한 상황”이라며 병이 중(重)하지 않다고 했다. 또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에 따라 민간병원 입원의 경우 군 병원 요양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여권의 ‘카톡 휴가 연장 가능’ 발언과 이에 맞장구 친 정 장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강원도 지역 부대 한 참모 장교는 “어떤 미친 지휘관이 카톡으로 휴가를 내주겠느냐”고 했고, 전방 지역 한 부대장은 “카톡 휴가 연장이 가능하다니, 이참에 ‘탈영’ 개념을 없애면 되겠다”며 “서 일병(추 장관 아들) 하나 살리자고 군을 총체적 문제 조직으로 망가뜨리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전화로 아들 휴가 연장하겠다”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지난 11일 한 청원인은 “저는 아들만 셋이다. 첫째는 육군, 둘째는 해군 제대했다. 셋째는 현재 공군에 근무 중인데 이번 휴가 나오면 복귀 안 시키고 전화해서 휴가 연장해 볼 것"이라며 “가능한 일인지 답변 좀 달라”고 했다. 현역·예비역 사이에서도 “이제 PC방에서 게임하다가 늦으면 중대장이나 행보관에게 카톡 하나 '띡' 보내면 되겠다” “나는 몇 분 귀대 늦었다고 영창 갈 뻔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 “군대가 보이스카우트냐”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군대가 동네 편의점 알바냐'는 국민 목소리가 나온다”며 “'집권 여당 대표 아들의 근무 이탈'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으로 둔갑시킨 여당은 사슴을 말로 둔갑시킨 지록위마라는 사자성어를 새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