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사무총장(왼쪽에서 둘째) 등 경실련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경실련 사무실에서 21대 국회의원들의 재산 신고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실련은 국회의원들의 총선 당시 재산 신고액과 지난 8월 국회가 공개한 재산 신고액이 170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며 ‘허위 신고’ 여부에 대한 선관위 조사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1대 국회 신규 재산 등록 의원들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선 후보자 때보다 재산이 10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은 15명이었다. 부동산 재산이 5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도 11명에 달했다. 후보 시절 신고하지 않아도 됐던 가족 부동산 등을 당선 후 추가로 신고하면서 재산이 크게 늘었다. 또 지난 6월 공직 후보자와 공직자 보유 주식의 신고 가액 산정 방식이 액면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실련은 재산 증가 경위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후보 시절 고의로 재산을 축소 신고하거나 일부 신고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 분석 결과,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은 후보 때 중앙선관위에 보유 부동산으로 5건을 신고했으나 당선 후 국회사무처에는 42건을 신고했다. 같은 당 백종헌 의원은 부동산이 후보 때 17건에서 당선 후 43건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한 의원 측은 “후보 때는 보유 토지와 공장 농지를 각각 1건으로 신고했는데, 당선 후 필지 기준으로 각각 34건, 5건으로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 의원 측은 “후보 때는 운영하던 회사 사택 27칸을 1건으로 신고했다가 당선 후 27건으로 등록하면서 총 43건이 됐다”고 했다. 후보 때 부동산이 1건도 없다고 신고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양이원영 의원은 당선 후에는 부모 부동산을 각각 12건, 11건 신고했다. 이들은 부동산 신고가액이 6000만원~4억원 정도 늘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민주당 홍성국·이광재·홍기원·이수진(비례) 의원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후보 때보다 부동산 재산이 5억~8억원가량 늘었다. 부모 부동산 재산을 추가 등록했기 때문이라고 해당 의원실은 해명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도 부동산이 16억원 늘었다. 올 1월 별세한 부친 토지 상속분과 아들 아파트 등을 당선 후 추가로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후보 땐 독립 생계를 하는 가족의 부동산은 신고 의무가 없었는데 당선 후에는 신고하게 돼 있어 제대로 신고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부동산 재산이 후보 때보다 5억원 증가했다. 경실련은 ‘차남 증여’ 논란이 있던 김 의원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17억원에서 12억원으로 5억원 감소했고,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서대문구 상가 가격이 10억원 올랐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후보 때 10억원대 아파트 분양권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기업 비상장 주식을 대거 보유한 의원들은 당선 후 재산 신고액이 수백억원 급증했다. 후보 때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서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하도록 했는데, 지난 6월 실거래가 등으로 신고하도록 개정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당선 후 재산 총액이 후보 때보다 866억원 늘었다. 이 중 858억원 이상이 자신이 재직했던 건설사 등의 비상장 주식이었다. 효림그룹 회장 출신인 국민의힘 한무경(증가액 288억원) 의원과, 이주환(〃 186억원)·백종헌(〃 83억원)·조명희(〃 23억원)·강기윤(〃 18억원)·윤주경(〃 20억원) 의원도 비상장 주식 등이 포함되면서 재산이 크게 늘었다. 근로자 임금 250억원을 체불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민주당) 의원은 주식 실거래 신고 등으로 후보 때보다 재산이 172억원 늘었다고 경실련을 밝혔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후보 시절 재산 11억원을 빠뜨렸다가 당선 후 이를 추가 신고했다. 조 의원은 “후보 시절 실수로 누락했다”고 했다. 민주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부동산 재산이 17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의원은 “총선 후보 때는 전세(12억원)를 낀 아파트(23억2000만원) 매입 거래가 완료되지 않아 신고하지 못했다”며 “이 아파트 중도금·잔금에 쓴 11여억원을 빼면 후보 때 신고한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