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에 오래전 카투사 훈련병 시절 경험담이 하나 올라와 화제가 됐다. 1988년 훈련병 중 한 명이 엄청 성실하면서도 조금 둔했던 모양이다. 훈련 기간 얼차려도 많이 받고 맞기도 많이 맞았다고 한다. 부모님 면회 날 훈련소에 예고도 없이 현역 육군 중장이 나타났다. 훈련소 장교들이 “누구 아버지냐”며 난리가 났다. 그제야 고생했던 그 훈련병이 “제 아버지”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백’이 있으면 용산이나 의무병 등으로 빠졌지만 그 훈련병은 군기가 셌던 헌병대로 배치받아 제대했다고 한다. 30년도 넘은 지금 와서 이런 글이 올라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1970년쯤 육군 고위 장성이 월남 전선을 시찰했다. 당시 그 아들이 병사로 참전하고 있었는데 장군의 아들인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파병 부대 진지에서 부자가 짧게 만났다는 소문이 뒤늦게 돌면서 참전 군인들의 사기가 올랐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과거 정권의 실세 의원은 최전방 입대하는 아들에게 “휴가는 가급적 나오지 마라, 아버지가 누구 맞느냐고 물으면 동명이인이라고 답하라”고 일렀다고 한다. 진영 행안부 장관의 아들은 분쟁지인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을 자원했다. 북의 연평도 포격 당시 현직 차관의 외아들은 백령도 해병대원이었다. 그 차관은 심정을 묻자 “자식 해병대 보낸 사람이 나뿐인가”라고 답했다.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들과 손자 10명이 1·2차 대전에 참전했다. 막내아들은 독일 전투기에 격추돼 전사했고 장남은 노르망디 상륙을 진두지휘하고 심장마비로 숨졌다. 6·25 때 미군 현역 장성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밴 플리트 미8군 사령관 아들도 중공군 ‘정찰 폭격’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영국 왕자는 전쟁터에서 공격 헬기를 몰았다. 소련 스탈린의 장남도 독일군 포로로 붙잡혀 사살됐다고 한다. 누구 자식이라고 특혜받은 군인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군인도 많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전화 한 통으로 병가를 연장했다. 특혜·청탁 의혹이 쏟아지자 여당은 ‘엄마 입장 생각해서 아픈데도 참고 군대 간 것’이라며 오히려 미담 사례로 둔갑시키려 한다. 아들의 휴가 미복귀 당시 동료들은 “우리 킹갓 제너럴 O일병”이라고 불렀다. 킹(King)+갓(God)+제너럴(General.장군)이다. 엄마는 ‘추추트레인’(추신수 선수 별명)으로 불렸다. 누구 아들인지, 그래서 어떤 특혜를 받고 있는지 주변에서 다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 놓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시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