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연 정치부 기자

“'일자리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이스타항공이 일자리 창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창업한 이후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이스타항공은 청년, 여성, 장애인 일자리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있던 2017년 1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다. 전북의 저비용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2년여 전 일자리 창출 대통령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최근 600명이 넘는 직원을 무더기로 정리해고했다. 밀린 임금만 250억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실질적 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 존중 사회’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이스타항공 사태에 유난히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이 의원은 두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편법으로 증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차명 주식 논란, 친척의 회삿돈 횡령 등 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이스타항공 간부인 이 의원의 측근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직원들을 동원했다”고 폭로했다.

그런데도 이 의원은 구체적 해명 한번 내놓지 않았고, 검찰 수사 또한 제대로 받지 않았다. 물론 의원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도리어 민주노총 출신 민주당 당직자는 이스타항공 노조에 체불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합의안을 받아들이라고 종용했다. 업계에선 “다른 기업이었으면 이미 노조 등쌀과 정부의 각종 조사에 가루가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의원이 정부·여당의 비호를 받아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19대 국회에 민주통합당 의원으로 들어온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잇따라 맡았다. 이후 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인 ‘타이이스타제트’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선 지역에서 유력했던 경쟁자가 공천에서 아예 배제되면서 여당 텃밭인 전북 지역에서 당선됐다.

이 의원은 지난 7월엔 돌연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에 ‘추대’ 형식으로 단독 출마를 했다. 지역에선 “각종 구설에 휘말린 이 의원의 단독 출마를 여당이 사실상 묵인한 것은 볼썽사납다”는 말이 나왔다. 한 지역 관계자는 “이 정권이 이 의원에게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겠나”라고 했다.

침묵을 지키던 이 의원이 최근 “이스타항공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국민적 성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큰소리를 쳤다. 정리해고에 내몰린 직원들,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 어떻게 저리도 당당할 수 있는 지 당혹스러울 지경이다.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그 이유를 듣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