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래건 사회정책부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일 대리 기사 등 특수형태 종사자와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150만원을 주는 ‘긴급고용지원안정금’을 몇 명에게 지급했는지 처음으로 공개했다. “176만명이 신청했고, 심사를 거쳐 149만명에게 지급이 결정됐다”면서 “95%인 141만명에게 실제 지급이 완료됐다”고 했다. 그럼 5%인 8만명은 아직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고용부는 이날 밤 늦게 한 의원실에 “(추가 지급을 통해) 145만명에게 지급됐다”며 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숫자를 고용부는 그전까지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공개하지 않았다. 두 달 넘게 그랬다. 국회에서 “몇 명에게 지급했느냐”고 캐물어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으로 숫자가 변해 정확한 통계를 뽑기 어렵다” “시스템 구축이 안 돼 수작업으로 통계를 내야 한다”고 했다. 고용부가 통계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고 언론이 지적해도 못 들은 척했다.

고용부는 심사 건수와 지급 금액만 찔끔찔끔 공개했다. 몇 명이 받았는지는 알 수 없는 숫자였다. 심사가 끝나도 실제 지급까지 몇 주씩 걸리기 때문이다. 지급 금액도 “확보한 예산 대비 얼마를 집행했다”는 식이었다.

대신, 이런 통계들을 공개했다. 사업 초기인 7월 말엔 ‘예산 대비 58%인 8713억원을 지급 완료했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지난 7일엔 “심사가 99.9%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하지만 심사 완료 후 지급까진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서 “긴급이라면서 왜 아직도 안 주느냐”는 불만이 많았다. 고용부가 ’145만명에게 지급 완료됐다'고 하지만 여기엔 예산이 모자라 150만원 중 50만원만 받은 사람까지 포함돼 있다.

사람은 누구나 불리한 건 감추고 싶고, 유리한 건 자랑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정부 기관은 그래선 안 된다. 나랏돈을 쓰면서 불리하다고 감추고, 유리한 숫자만 공개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고용부가 늦게라도 이걸 깨닫고 긴급고용지원금 관련 통계를 공개한 것이면 좋겠다. “95%면 공개해도 될 만하다”고 따져본 뒤에 공개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