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장들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걸 스포츠에 비유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에 비유합니다.

스테이크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감독이 짠 작전에 따라 골키퍼가 멀리 찬 공을 받아 선수들이 여러 번 패스를 거쳐 골로 연결하듯, 육류 담당인 ‘부처(butcher)’가 잘 손질한 고기를 받아 구이 담당 ‘로스터(roaster)’가 간을 해 알맞게 구워 내면, 채소 담당 ‘앙트루메티에(entremetier)’가 그것과 곁들여지는 장식(가니시)을 조리해 접시에 올립니다. 자신이 구상한 대로 완성됐는지 셰프(chef)가 확인한 뒤 ‘러너(runner)’에게 건넨 요리가 테이블에 도착하면 담당 ‘서버(server)’는 손님에게 재치 있게 설명합니다. 어울리는 와인을 설명해 음식을 한층 더 맛있게 즐기도록 도와주는 감별사 ‘소믈리에(sommelier)’도 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시절, 어수룩한 사고뭉치 신입이었던 저에게 선임 주방장이 다가와 물었습니다. “어떤 스포츠 좋아해?” 축구라고 대답하자, 그는 축구라고 친다면 이곳은 매일매일이 월드컵인 걸 아느냐고 묻더군요. 국가 간 대항전 즉, 최고 레벨에서 뛰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말이었죠. 과연 나는 월드컵에서 뛸 자격이 있는가?

결국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마음가짐에 걸맞은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요. 피땀 흘리는 훈련 없이 최고 선수가 될 수 없듯이 주방에서 또한 부단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그래도 요리가 축구보다 좋은 건, 꼭 승자와 패자를 냉정히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노력과 정성으로 ‘손님을 행복하게 해 드린다’는 승리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요리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