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역 매표소 앞 알림판에 철도노조 파업 예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는 오는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KTX,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운행이 줄어들고 수도권 지하철 운행에도 일부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뉴스1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무려 14.0% 급감한 519억달러에 그쳤다. 자동차 수출이 31.0% 늘어나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30%나 감소해 전체 수출액이 크게 줄어버렸다. 10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생산과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와중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쳤다. 2일부터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물류가 막히면서 산업 현장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국 건설 현장들이 속속 멈추고 타이어 공장이 생산량 줄이기에 들어가는 등 제조업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1일 오후 기준 기름이 없는 주유소가 49개로 늘어나는 등 주유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주유소 재고가 2∼3일 남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정유업계로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시멘트 업무개시명령 이후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11월 30일 시멘트 출하량이 4만5000t으로, 전날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지난달 28일 평시 대비 28%까지 떨어졌다가 1일 오전 10시까지 평시 대비 64%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날 우리 입장에서 부러운 일이 미국에서 있었다. 미국 하원은 임박한 철도 파업이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해 철도 파업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여야 지도부를 만나 “경제가 위험하다”며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하자 야당인 공화당이 호응했다. 미국은 달러 패권국으로 경제 위기는 우리보다 훨씬 덜한 나라다. 그런 나라 여야는 철도 파업을 막는 법안을 신속히 합의해 처리하는데 경제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의 국회는 그런 법을 만들 엄두도 낼 수 없다. 국회를 장악한 야당이 파업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불법 파업을 부추길 수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까지 단독 처리하겠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불법과 폭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거대 야당은 그 뒷배가 돼주고 있다. 이것이 진짜 위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