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부적절한 언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4년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때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대해 “(사망한)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도 했다. 사실 왜곡일 뿐 아니라 상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막말이다.

구의역 사고는 서울메트로의 외주 업체 직원이 2인 1조로 작업을 하게 돼 있는 스크린도어 수리를 혼자 하다가 열차에 치인 전형적인 부실 사고다. 당시 진상규명위 조사에서도 안전 시스템 미비와 감독 부실이 초래한 서울시 책임이란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 변 후보자는 사망자 개인 탓으로 돌렸다. 그는 사고 직후 SH 간부회의에서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이게 시정(市政)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SH 공사 사장에 앉혀준 박원순 서울시장에겐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SH의 맞춤형 공공 임대주택에 공유식당을 두는 방안에 대해서도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고 했다. 서민을 비하하는 차별적 언사다.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떠나 인성 자체를 의심케 한다.

친여 운동권 인사가 운영하는 업체에 SH의 태양광 미니 발전소 25건 공급 계약을 맡겨 특혜 논란도 빚었다. 대학·대학원 동문이나 친분 있는 사람들을 SH 고위직에 무더기로 앉히고, 교수 시절 제자를 채용해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정치 성향을 기준으로 간부급 직원들을 평가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까지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인물을 국토부 장관에 앉히려는 것은 그의 ‘충성심’을 높이 샀기 때문일 것이다. 집값이 최악으로 뛰고 유례없는 전세 대란이 벌어졌는데도 변 후보자는 “문 정부가 주택 정책을 제일 잘한다”고 했다. 청문회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문 대통령은 그를 임대주택 행사에 불러 정책 지시까지 했다. 어떤 문제가 불거져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그가 국토부 장관이 되면 주택 문제를 해결하긴커녕 청와대와 여당이 시키는 대로 부동산 정책을 더욱 엉망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