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justice for all

‘검찰 개혁’을 밀어붙이는 지금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중 일어난 이른바 ‘황제 휴가’ 논란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이 연일 뜨겁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군 복무 당시에 휴가 마지막 날 만취로 제때 부대로 복귀하지 못해 다음 날 위병소에서 바로 군 영창으로 직행한 아름답지 못한 경험이 있는 터라 이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참으로 궁금하다(참고로 그날 밤 우리 모친께서도 손수 부대로 전화를 걸어 사정을 하셨다).

4년 가까이 된 이 일의 발단이 장관 청문회를 둘러싸고 정치적인 쟁점으로 불거졌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군 입대와 복무는 입시와 채용과 더불어 이 땅의 평등과 공정을 가늠하는 가장 대중적이며 또한 가장 민감한 이슈이다.

이 갑론을박을 지켜보며 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했던 명문이 줄곧 떠올랐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그 감동적인 말. 분명 전문가가 다듬었겠지만 우리가 선출한 최고 통치자의 수사학이 이런 정도의 수준에 올랐구나라는 감정에 울컥했던 사람이 어디 나뿐일까?

그러나 가만히 곱씹어 보니 무언가 좀 이상하다. 정의는 결과로 보여지는 것일까? 결과만 정의로우면 기회와 과정은 정의롭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혹시 이 논란에 참여하고 있는 누군가(들)는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슬래시 메탈의 지존격인 메탈리카는 1988년 법과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어를 앨범 표지로 내세우며 이렇게 부르짖었다.

‘정의는 실종되었고/ 정의는 강간당했으며/ 정의는 사라졌어/ 꼭두각시 줄로 너를 조종하며/ 정의는 끝장났지/ 없는 진실을 찾고 있지/ 이기는 것만이 전부야....’

무슨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대한민국에서만 200만부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그 책을 보니 정의란 참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독후감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