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더불어민주당·정부와 공공의료 확충 정책과 관련 협상을 타결한 것을 두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전공의단체 사이에서 “최대집 의협 회장이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 이날 오후 담화문에서 전공의 단체 동의 없이 단일 합의안에 담겼던 ‘철회’ 문구를 뺀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체결식을 마치고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장련성기자

최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15분쯤 대회원 담화문을 내고 “어제 범의료계투쟁위원회(범투위)에서 의결된 의료계 단일안을 가지고 여당의 의사를 타진하면서 저 역시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철회’라고 하는 두 글자를 얻는 과정에서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을 냉정하게 고민하고 설령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범투위 단일안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요구한 대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4개 의료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본인이 협상 과정에서 해당 문구를 뺀 것이 맞는다고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이미 고발조치된 전공의를 비롯하여 복지부가 고발을 미룬 수백명의 전공의, 오늘을 마지막으로 시험의 기회를 잃게 될 의대생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젊은 의사 의대생들의 숭고한 투쟁과 놀라운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 이제 조건 없는 복귀와 구제가 가능해진 만큼,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대정부 투쟁을 끝내고 정부·여당과의 협상에서 의료계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담화문에서 “우리가 원하는 올바른 의료환경, 합리적인 의료제도는 투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면서 “투쟁의 결과물로서 얻어질 대화와 논의의 장에서 우리의 역량을 동원하여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계가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일궈낸 소중한 성과를 반드시 가시적인 결과로 만들어 낼 것이니 대한의사협회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하는 최 회장이 의협 회원들에게 보낸 대회원 담화문.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오늘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의 중단 및 코로나19 안정후 원점 재논의를 명문화한 정책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저는 정책협약 전 이미 고발된 여섯 명의 전공의들의 고발철회를 요구하였고, 고발 예정인 수백 명 전공의들의 고발 취소를 요청하였습니다. 한편 의대생 의전원생들이 국시를 보는데 전혀 차질이 없도록 요구하였습니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에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협력하겠다는 답을 주었습니다.

정책협약에는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구성하는 국회 내 협의체를 통해 관련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며 협의체의 논의가 계속되는 한, 일방적인 법안처리 등의 강행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못 박았습니다.

또, 이어서 체결할 보건복지부와의 합의문에서는 복지부가 관련 정책을 중단하고 의협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에 따른 협의체의 논의결과를 존중하며 이행할 것을 명문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복지부 역시 의대정원확대 등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 없다는 내용 역시 함께 담게 될 것입니다.

즉, 여당은 관련 법안의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원점에서 정책을 재논의하며 복지부는 여당과 의협의 협의체의 내용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강력하게 저지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정책협약에는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이 아닌, 근본적인 공공의료 방안으로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경쟁력 확보와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예산 확보 역시 명문화하였습니다.

또,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및 전임의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의 개정 및 제정을 통해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점도 분명하게 약속을 받았습니다. 현재 전공의법에는 국가가 전공의 육성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만 명시되어 있어 사실상 큰 의미가 없으나 법개정을 통해 국가의 지원을 의무화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계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의 안전, 의료기관의 경영의 어려움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정책협약을 통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명문화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향후 의협과 복지부가 체결할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약속함으로써 앞으로 만들어질 복지부와의 여러 협의체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분명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국회가 감시하고 지원하도록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오늘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 소식에 많은 우려가 있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다시 의료계가 속고 분열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또한 투쟁의 전선에 서 있는 젊은 의사들의 당혹감도 알고 있습니다.

어제 범의료계투쟁위원회에서 의결된 의료계 단일안을 가지고 여당의 의사를 타진하면서 저 역시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철회’라고 하는 두 글자를 얻는 과정에서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을 냉정하게 고민하고 설령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고발조치된 전공의를 비롯하여 복지부가 고발을 미루고 있는 수백명의 전공의, 오늘을 마지막으로 시험의 기회를 잃게 될 의대생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젊은 의사 여러분, 그리고 의대생 여러분. 숭고한 투쟁, 놀라운 성과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조건 없는 복귀와 구제가 가능해진 만큼,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원하는 올바른 의료환경, 합리적인 의료제도는 투쟁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투쟁의 결과물로서 얻어질 대화와 논의의 장에서 우리의 역량을 동원하여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계가 분열되어서는 안됩니다.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일궈낸 소중한 성과를 반드시 가시적인 결과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