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안전 수준이 국내 항공사 11곳 중 최하위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대형 및 저비용 항공사(LCC)를 대상으로 2022년 안전 수준을 전수 조사해 평가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3조4000억원대 매출과 2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항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부문에서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3일 국토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년도 항공기 사고(事故)’ 분야에서 10점 만점 중 4점에 그쳤다. 전체 배점(100점 만점)의 10%에 해당하는 중요 평가 항목이다. 대한항공 항공기는 지난해 2월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아이슬란드 항공기와 부딪쳐 꼬리날개를 파손하는 사고를 냈다. 같은 해 10월 필리핀 세부공항에서는 악천후 속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하고 동체 일부가 부서지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국토부의 안전 감독 및 운항 분야 안전 성과, 법규 위반, 고장 결함 등 총 24가지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57대의 항공기를 운영하다 보니 사고가 없을 수 없다”며 “앞으로 정비와 안전 확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플라이강원 등도 하위권에 그쳤다. 반면 에어부산은 안전 수준 종합 1위에 올랐고, 에어프레미아와 아시아나항공은 2~3위를 기록했다.

국토부는 지난 2020년부터 국내 항공사를 대상으로 안전 수준을 조사·평가했지만, 결과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용식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제선 항공 노선의 본격적인 회복에 대비해 항공사별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민간 전문위원으로 항공안전자문단을 구성해 현장 감독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