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주민등록증 출생 연도를 바꿔 성인으로 속여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경찰에 붙잡힌 10대에 대해 법원이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 19일 자신의 주민등록증에 새겨진 주민등록번호 두 번째 숫자를 핀셋으로 긁고 아세톤으로 지우는 방법으로 ‘04′를 ‘01′로 바꿨다. 2004년생인 A씨는 당시 만18세였지만, 출생 연도를 2001년으로 바꾸면 술집을 출입할 수 있는 성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대전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던 A씨는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전날 변조한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찰관이 PDA 단말기로 자신의 신원을 재확인하는 것을 보고 달아나려다가 붙잡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옷자락을 잡은 경찰관의 목을 때려 공무집행 방해 혐의까지 더해져 기소됐다.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뜻을 밝힌 A씨에게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제승 부장판사는 선고유예 처분을 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이 부장판사는 “범행 당시 만 18세였던 피고가 현재 만 19세 대학생이 됐다”면서 “이제 갓 대학 생활, 사회생활을 시작한 피고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고유예의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