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손흥민에게 돈을 뜯어내려 한 20대 여성 양모씨(왼쪽)가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에 대한 ‘신상 털기’가 이어지면서 엉뚱한 여성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19일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손흥민 임신 협박녀 인스타 털렸네요’ ‘모자이크 없는 실제 얼굴’ 등의 제목으로 한 여성의 SNS 사진이 확산했다.

손흥민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된 양모씨로 지목된 여성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온라인 커뮤니티

지목된 여성은 자신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퍼지자 SNS를 통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먼저 “내가 3억(원)을 받아?”라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일반인 인스타 그냥 올려버리고 애먼 사람 잡는 사람들 똑똑히 보라”며 “허위 정보 유포 및 무분별한 악성 댓글들 정보통신망법 위반, 모욕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같은 신상 털기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손흥민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된 양모씨가 과거 쓴 글로 추정된다며 공유되고 있는 게시물./온라인 커뮤니티

일부 네티즌은 손흥민과 과거 사진을 찍은 여성을 피의자 양모씨로 지목했다. 또 “애 아빠가 축구선수인데 아직 알리진 않았다”며 태아 초음파 사진을 올린 온라인 게시물을 퍼 나르며 이 글을 올린 ‘소닉베이비’라는 닉네임을 쓴 작성자를 양씨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손흥민에게 돈을 뜯어내려 한 20대 여성 양모씨(왼쪽)와 40대 남성 용모씨가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양씨와 관련한 신상 털기가 시작된 건 지난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양씨의 얼굴이 상당 부분 노출되면서부터다.

당시 양씨는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얼굴 일부가 노출됐고, 신체 일부도 드러났다. 양씨가 호송차에서 내릴 당시 서류철로 얼굴을 가리려다 경찰이 이를 회수한 장면도 포착됐다.

온라인에선 ‘경찰이 흉악범도 아닌 양씨의 인권 보호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제공한 모자, 마스크, 티셔츠를 착용한 과거 흉악범들의 호송 모습과 비교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3억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아울러 40대 남성 용모씨도 양씨의 과거 임신 사실을 빌미로 손흥민에게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구속됐다. 용씨는 올해 3월 손흥민에게 7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으며, 당시 그는 “내 여자친구가 손흥민 아이를 임신했었다”고 주장하며 언론 및 유튜브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