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방청을 신청한 시민이 3일 10만명 가까이 몰렸다. 신청이 마감된 이날 오후 5시, 헌법재판소는 총 9만6370명이 방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중 20명만이 헌재 대심판정 방청석에 입장할 수 있어, 경쟁률은 4818대1이었다.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방청 신청 중 최고 수치다.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선고 경쟁률은 21대1(60명 선발에 1278명 신청)이었고,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 경쟁률은 795대1(24명 선발에 1만9096명 신청)이었다.

앞서 헌재는 지난 1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을 4일로 발표하고, 이날 오후 4시부터 홈페이지에서 방청 신청을 받았다. 헌재 관계자는 “방청 신청 공지가 올라간 후 5분에 한 번꼴로 문의 전화가 온다”고 했다. 방청 신청 사이트 접속자는 최다 9만명에 달했다. 방청 신청이 시작된 1일부터 소셜미디어에서는 방청 신청 인증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방청 신청에 참여한 장진우(26)씨는 “처음에 신청하려고 들어가 보니, 동시 접속자만 6만명이 넘고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서 (신청을) 포기하려 했다”며 “몇 시간 뒤에 겨우 성공했다”고 했다. 직장인 A씨는 “오랜 대기 시간 때문에 신청을 포기하는 대신 당일 연차를 쓰고 TV 생중계를 보겠다는 친구가 많다”고 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5시 신청을 마감했고, 전자 추첨을 거쳐 문자 메시지로 당첨 사실을 알렸다. 헌법재판소 정문 안내실에서 방청권을 교부한다. 심판정 입정은 오전 10시 20분부터 50분까지다.

방청 신청을 두고 “반대 세력이 당첨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탄핵 찬반 세력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쪽수 싸움에서 질 수 없다”며 신청을 독려하는 글이 지난 1일부터 X(옛 트위터), 스레드 등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세력이 거리에서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강하게 맞붙어 탄핵 방청 신청 과열화로 이어지는 양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