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대통령 및 총리 역할을 맡게 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 수습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맡아 1인 4역을 수행하게 됐다.
정부는 이날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7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열고 사고 대응에 나섰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최 권한대행이 중대본부장을 직접 맡았고, 중대본 1차장과 2차장은 각각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맡았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권한대행을 맡은 후 이틀 만에 대형 참사 수습의 총책을 맡게 된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어 낮 12시 55분엔 사고 현장에 도착해 “참변을 당하신 유가족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도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희생자 유족을 위로했다.
이후 최 권한대행은 무안군청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남 무안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에 대해서는 사망자 등에 대해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조속한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와 오후 8시쯤 세번째 중대본 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7일간을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서울, 세종 등 전국 17개 시도와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무안국제공항 사고 피해자들의 장례 지원과 유가족·생존자 심리 지원을 위한 별도 통합지원센터를 사고 현장에 설치하기로 했다. 유가족별로 전담 공무원도 지정된다. 최 권한대행은 또 “경찰에서 급파한 무안공항 과학수사요원들을 통해 피해자 신원 확인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경제통으로 재난 대응을 총괄해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1인 4역’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재난 발생시 중대본부장이나 중대본 차장을 맡아온 행안부 장관이 공석이고, 사고 수습에 중요 역할을 하는 경찰과 군 역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중대본부장을 맡은 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사고 수습에 나설 방침이다. 최 권한대행이 이끄는 기재부에 재난 대응과 관련한 조직이 없는 만큼 대통령실과 행안부, 국토부 등 이번 사고와 관련 있는 부처가 적극적으로 재난 대응을 보좌한다는 계획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11시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하고 결과를 최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최 권한대행은 중대본 회의에서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소재를 밝히고, 유족과 국민께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향후 비참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