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 /ENA

상습 절도로 단기 소년원 처분인 9호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남성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출연해 과거 전력을 밝히고 사과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레미제라블 1화에는 과거 상습절도로 9호 처분을 받은 김동준씨가 출연했다.

이 방송은 ‘100일간의 인생 역전 프로그램’을 콘셉트로, 20명의 도전자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타 셰프인 ‘데이비드 리’ ‘김민성’ ‘임태훈’ ‘윤남노’ 등이 담임셰프로 출연한다.

김씨는 “저 같은 사람도 사회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며 “소년 보호 9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6개월간 송치됐다”고 했다.

김씨는 “당시 안 잠긴 차를 열고 내용물을 털었다”며 “휴대전화도 팔고, 카드도 긁어 썼다. 후회할 정도로 잘못을 했다. 이게 셀 수 없다”고 했다.

김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작은아버지 집에서 살게됐다”며 “그런데 3개월 뒤부터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맞았다. 일상이 맞는 거였다”고 했다.

김씨는 “그렇게 맞고 나면 3일 동안 밥을 못 먹었다. 더럽고 냄새난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왕따당하고 맞기도 하고, 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고등학교 진학 뒤 가출했다. 이후 배고픔으로 절도를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다른 사람들 차에 있는 돈에 손 대기 시작했다. 배고프니까 무한 반복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재범으로) 소년원 갔을 때 (소년원) 선생님이 ‘할 수 있는데 왜 포기하려고만 하냐’고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그때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씨는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고 피해자분들 대면을 못 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그게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평상시 생활한 것보다 2~3배는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백종원 대표는 김씨 등 참가자 논란에 대해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미리엘 주교의 은촛대, 믿음과 기회였다”며 갱생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저도 실패를 많이 했다. 처음부터 멋있게 사는 인생도 있지만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며 멋있어지는 인생도 있는 거라고 한다”며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에게 절실하게 부딪혀 볼 수 있는 그런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이건 저에게도 그들에게도 도전이다. 절실하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소년보호처분은 만 19세 미만 비행청소년이 잘못을 뉘우치고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가정법원이나 지방법원 소년부가 내리는 처분을 말한다. 저지른 범죄에 따라 1호(감호 위탁)부터 10호(장기 소년원 위탁)까지 있다. 9호 처분은 6개월 이내 단기소년원 송치다. 형벌과 달라 전과(前科)가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