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빗물 펌프장 겸 행복주택’이 처음 생긴다. 빗물 펌프장 건물에 행복주택(임대주택)이 붙어 있는 모양으로 짓는다.…

오는 2026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홍제천 변에 들어설 예정인 '빗물 펌프장 겸 행복주택' 조감도. 서울시가 사업비 540여 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짓고, 여기에는 대학생 1인 가구를 위한 행복주택 96가구가 들어선다. /서울시

서울시는 22일 서대문구 연희동 홍제천 변에 대학생 1인 가구 전용 행복주택을 빗물 펌프장과 결합해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행복주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복주택을 지을 공간이 마땅치 않아 빗물 펌프장과 결합하게 됐다”고 했다.

규모는 4300㎡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6층. 빗물 펌프장은 지하 2층~지상 4층에, 행복주택은 지상 3~6층에 각각 만든다.

이 빗물 펌프장은 폭우가 쏟아지면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의 빗물을 모았다가 홍제천으로 내보내게 된다. 건물 내부에는 빗물을 저장하는 저수조와 펌프 시설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소 이 지역은 폭우가 쏟아지면 자주 침수가 돼 빗물 펌프장이 꼭 필요한 곳”이라고 했다.

문제는 빗물을 홍제천으로 내보낼 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빗물 펌프장의 바닥 두께를 기존 펌프장(20㎝)보다 4배(80㎝)로 키웠고, 주택과 펌프 시설 중간에 필로티 공간을 넣어 최대한 멀리 떨어뜨렸다. 창문은 홍제천의 반대 방향으로 낸다. 그래서 밖에서 보면 빗물 펌프장 건물 옆에 행복주택이 붙어 있는 듯한 모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펌프장과 주택이 모두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꼼꼼하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 행복주택은 고급형으로 만들어진다. 전용면적을 15㎡에서 25㎡로 키우고 빌트인 냉장고 등을 갖춘다. 다양한 청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청년센터도 입주한다. 홍제천과 이어지는 정원도 만들어진다. 총 96가구로 내년에 착공해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540여 억원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지역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과 수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