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집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누군가 현관문을 수십 회 긁고 찌그러뜨린 일이 벌어졌다. 집주인과 일면식도 없는 60대 남성이 벌인 일이었는데, 그는 이 집을 빌린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가 사는 곳으로 오인해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오후 강남구의 한 신축 아파트의 한 세대에 들어가 수차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 등 침입을 시도했다.
내부에서 별다른 인기척이 없자 그는 현관문을 파손하기 시작했다. 당시 집주인은 여행을 떠난 상태였지만 휴대전화 앱을 통해 오후 4시 45분부터 밤 10시쯤까지 초인종이 거듭 눌리고 있는 걸 확인했다.
8일 여행에서 돌아온 집주인은 집 현관이 난도질 돼 있고 현관 인근에 깨진 소주병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지문을 채취하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를 특정했다.
그런데 A씨는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집을 자신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던 사람이 사는 곳으로 착각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모든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