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가 2021년 11월 한 인터뷰에서 대답 중인 모습. /YTN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그가 ‘마약 부작용’을 보인 순간으로 추측되는 장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그가 예능에 나와 멍하니 서 있거나, 인터뷰에서 말을 더듬고 표정을 찌푸리는 모습 등이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유씨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여기에는 코카인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로써 유씨가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마약류는 프로포폴과 대마 등을 포함해 네 종류로 늘었다.

코카인은 남미 안데스산맥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코카나무에서 추출하는데, 필로폰·헤로인과 함께 ‘3대 마약’으로 불린다. 지속적으로 투약했을 경우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유발한다. 전신 마취제로 사용되는 케타민은 환각 효과가 강해 2006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제되고 있다. ‘강간 약물’이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환각, 흥분, 착란 상태에 이를 수 있는 부작용을 지니며 호흡 억제, 경련 등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과거 유씨가 출연한 TV프로그램과 인터뷰, 수상소감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유씨는 말하는 동안 마치 표정 연기를 펼치듯 얼굴을 자주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등 과한 행동을 보였는데, 이 모습이 마약 부작용처럼 보인다는 추측 글이 쏟아진 것이다.

유씨가 2020년 6월 MBC 예능 '나혼자 산다'에 출연한 모습. /MBC 유튜브

그중 하나가 2021년 11월 진행된 제41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 인터뷰다. 당시 유씨는 “(저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기보다 제가 해왔던 방식 그냥 겁 없이 부딪히는 것. 용기라고 할 수도 없고 객기라고 할 수도 없는 나라는 것을 던져보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한 수상에 대한 평을 해주셨는데, 젊다는 것에 대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계속 젊은 마음 유지하며 그렇게 저를 던질 수 있는 배우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때 그는 답을 하는 내내 표정을 찡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선은 줄곧 아래를 향하고 있었으며 도중에는 어울리지 않게 웃음을 흘리기도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YTN ‘뉴스라이더’에서 이 장면을 본 뒤 “경찰 추정에 따라 2년간 (마약을) 했고 그 사이에 저런 인터뷰를 했다면, 마약 했을 때 ‘틱’이라고 하는 제스처 등이 반복되는 형태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2020년 6월 전파를 탄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 출연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씨는 방송에서 자택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일상생활 동안 거칠게 숨을 내쉬었는데, 이후 포털 관련 검색어에 ‘유아인 숨소리’가 등장할 정도였다. 또 종종 퀭한 표정으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거나 말을 더듬는 모습도 나왔다.

유씨가 2015년 12월 SBS 연기대상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SBS 유튜브

유씨 논란에 실망감을 내비친 일부 네티즌은 2015년 12월 나온 그의 수상소감을 소환하기도 했다. 당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유씨는 “우리 일은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가장 순수하게, 유연하게 연기하는 것”이라며 “영악하고 여우 같아지고 괴물 같아지는 순간들이 많지만 잘 떨쳐내고 좋은 배우가 뭔지, 더 수준 높은 연기는 뭔지 다그치면서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했다. 이때 역시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과장되고 떨렸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씨는 2021년 한 해 동안 총 73회에 걸쳐 4400㎖ 이상의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유씨가 지난해까지 총 100회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유씨의 휴대전화 2대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투약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