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행정안전부가 개인 휴대폰에 직접 발급하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출시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우선 사람들이 잘 모른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플라스틱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닌다. 그러나 홍보 부족 등 이유로 주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이를 잘 몰라 이용자들이 활용하는데 애를 먹는다.

더 문제는 위·변조 가능성이다. 이런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익숙하지 않은 업주들이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이미지 프로그램으로 합성 위조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내미는 미성년자들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저장할 수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이들 미성년자는 술·담배 구입이나 미성년자 출입 제한 업소를 방문하려고 이를 위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신분증 위조’ 등 키워드로 검색하면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위조해주겠다는 업체가 줄줄이 뜬다.

사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QR코드를 기반으로 한다. 별도 리더기를 통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식별한다. 그런데 매장에 이 리더기를 설치하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편의점의 경우, 5개 업체(GS25·세븐일레븐·CU·씨스페이스·이마트24)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통한 성인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매장 내에서 바코드를 읽고 모바일 면허증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신분을 확인한다.

하지만 최근 직접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확인해보니 절반 이상은 이런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있는지도 모르거나 일부는 그냥 휴대폰 화면에 이미지 파일로 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내밀면 육안으로 보고 별도 확인 절차를 밟지 않고 있었다.

서울 중구 편의점 13곳에서 물어보니 8곳, 종로구 편의점 10곳 중 6곳에선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다른 신분증 대신 제시하자 인정하지 않았다. 중구 한 편의점 직원 박모씨(58)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고 했다. QR 코드를 제대로 확인하는 곳은 중구 13곳 중 2곳, 종로구 10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중구 편의점 3곳과 종로구 3곳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내자 추가 확인 절차 없이 성인만 살 수 있는 물품을 살 수 있도록 해줬다.

이에 대해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도입이 얼마 안 돼 본사 지침이 전파되지 않은 점포가 있을 수 있다”며 “본사 직원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점주들을 교육하고 관련 매뉴얼도 배포할 예정”이라고 했다.

행안부 담당자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자체가 신분증이라 육안 확인만 해도 문제가 없다”며 “QR코드 확인은 좀 더 정확한 신원 확인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보조수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지 합성을 통한 위·변조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며 홍보나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위·변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구별하기 위해선 “모바일 운전면허증 배경화면 움직임과 현재 시각 표시를 확인하면 된다”며 “‘모바일 신분증 검증앱’도 있으니 이를 내려받아 모바일 운전면허증 QR코드를 촬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