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촬영된 학교폭력 의심 동영상 사건의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중학생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사과문이 공개됐다. 피해자가 먼저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해 화가 나서 폭행에 가담했지만, 죄송하다는 내용이다.

15일 경찰 조사를 받은 가해자의 이름과 동일한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 13일 오전 저희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피해자 B군에게 ‘왜 여기서 담배를 피우냐’고 따졌다. B군이 저를 벌레 취급하는 듯이 봐서 화가 났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A양은 “그렇게 내가 만만하면 머리 잡아라”라고 얘기하자 B군은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고 적었다. A양은 “그런데 이후 B군이 친구들에게 ‘아까 머리 잡으라고 할 때 잡고 눕혀서 10만원 받을 걸 그랬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B군에게 ‘네가 한 말이 맞냐’고 묻자 B군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다른 가해자 C군에게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자 그가 B군을 불렀다고 한다. A양은 “화도 많이 나고 홧김에 뺨 2~3대를 때리고 왼쪽 손목에 담뱃불을 지졌다”며 “누가 신고했는지 모르지만 경찰 2분이 오셨고 저와 피해자는 경찰서로 가서 진술서를 썼다”고 했다. 부모님과 집에 가는 도중 어머니와 심하게 다퉜다는 A양은 다시 가해자와 피해자 무리에게 향했다.

A양은 “가보니 여자애들과 남자애들이 아무렇지 않게 같이 얘기하고 장난치며 놀고 있었다”며 “그 와중에 어떤 친구가 ‘B군의 성기가 크다’고 말했고, 어쩌다 보니 돈 얘기가 나오며 갑자기 기절 놀이를 하게 됐다”고 기억했다. 그는 “장난삼아 B군의 성기에 손을 한번 대보고 뗐다”며 “그리고 B군의 얼굴이 빨개진 후 픽 하고 쓰러졌고, 순간 당황했지만 B군이 일어나 학원을 가야 한다며 갔다”고 설명했다.

'일산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추정되는 중학생 A양이 피해자 B군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 /A양 페이스북

A양은 “저녁에 기사가 떴다는 이야기를 듣고 멍청하게도 그때야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며 “생각하면 할수록 제가 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으나 이미 일어난 일이고, 제가 감당해야 하는 일도 맞다”며 “피해자 B군에게 죄송하고 제게 실망하신 분들 정말로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A양은 B군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도 공개했다. 그는 “때리고 만진 거 미안하다. 생각할수록 후회되고 창피하다”며 “네가 원한다면 얼굴 안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3일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역 인근 상가 건물 앞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에서 유포되며 알려졌다. 영상에는 B군이 선배 C군에게 목 졸림을 당하다가 쓰러지고, A양은 그를 추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장난을 쳤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논란이 커지자 학교폭력 의심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