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 인근에서 다이버 구조 작업 중 숨진 통영해경 소속 고(故) 정호종 경장(사진·34)의 순직이 인정됐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16일 열린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올해 6월 구조작업 중 사망한 경남 통영해경 소속 고(故) 정호종 경장(34)의 위험 직무 순직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상 구조작업 중 숨진 고 정호종 경장. /연합뉴스

인사혁신처는 지난 16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지난 6월 사망한 정 경장에 대한 위험직무순직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위험직무순직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공무원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경우 인정되며, 유족에게 연금과 보상금이 지급된다.

통영해경에 따르면 정 경장은 지난 6월 6일 통영 홍도 인근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던 중 실종됐다가 이튿날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홍도 인근은 파도가 높아 구조에 나선 통영해경과 장승포파출소 구조대가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는 배에서 동굴 쪽으로 구명줄을 여러 차례 던졌으나 동굴로 구명줄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구조대 2명이 수경과 잠수복, 오리발 등 간단한 장비만 갖춘 채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로 들어간 구조대 2명은 가까스로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과 만났지만 구조엔 실패했다. 원래 이 구명줄에 다이버를 묶어 한명씩 동굴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지만 구조대가 가져간 구명줄이 바위 등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 경장은 또 다른 구명줄을 가지고 동굴에 진입했다. 하지만 역시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자, 물이 빠지는 간조 때 빠져나오기 위해 동굴 내부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정 경장은 탈진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 거친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정 경장은 마지막까지 자신이 구조하려던 다이버 옆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7시간 넘게 동굴 안에서 버티던 통영해경 소속 구조대원 2명과 다이버 2명은 7일 오전 1시 51분~2시 46분쯤 추가로 투입된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정 경장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수심 약 12m 지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 6월 9일 경남 통영시 통영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지난 6일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구조 활동 중 사망한 정호종 경장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통영해경.

경남 거제 출신인 정 경장은 해병 수색대 출신으로 지난해 1월 해경에 특채됐다. 구조대는 평소 체력훈련과 잠수 등 수중 훈련도 주기적으로 한다. 하지만 사고 당시 거친 물살을 헤치며 동굴로 진입하면서 평소보다 빨리 체력이 떨어지고 저체온증 증상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 경장은 해병대 수색대에 들어가기 전엔 이라크 파병을 1년간 수행한 후 만기제대했다. 유족으로는 아버지 정만춘씨와 어머니 박상숙 여사가 있다.

김평한 통영해경 서장은 “고인은 어느때와 같이 인명구조를 위해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어 소중한 생명을 구했으나 정작 본인은 안타깝게도 우리 곁에 돌아오지 못했다"며 "숭고한 살신성인 정신을 우리에게 남겨준 고인의 고귀한 희생 앞에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