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9월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해임을 요구한 가운데, 구 사장은 “그만 둘 사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국토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도 했다.

구 사장은 16일 오후 인전국제공항공사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보낸 감사 결과도 내용은 모르고 제목만 안다”며 “하나는 ‘국정감사 당시 태풍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이고, 다른 하나는 ‘기관 인사 운영에 공공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인데 두 사안 모두 해임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게 전부인데 해임을 한다고 하니 당혹스럽다. 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라며 “왜 이렇게 다급하게 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토부에) 절충안을 제안했다. 후임 사장이 올 때까지 부담이 안 되도록 하는 선에서 내년 상반기 정도에 (사퇴하는 방안을) 말했다”며 “그것도 ‘노(No)’ 하니까 저는 어쩔 수 없었다. 자진사퇴라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어서 일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가 구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근거로는 감사 결과가 거론된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 ‘미탁’에 대한 대응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떴는데, 자택 인근 고깃집에서 23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 2월에는 인사 결과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직원을 직위 해제해 ‘갑질 인사’ 논란도 있었다.

구 사장은 두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우선 태풍 대응에 대해서는 “(공항공사) 매뉴얼상 비상근무를 명령하고 대책본부를 설치하려면 기상특보가 발효돼야 한다”며 “태풍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고, 영향권을 벗어나 매뉴얼상 대기체계 전환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지인과의 식사자리에서 법인카드로 먼저 계산했다. (공사) 법무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직원들이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취소하고 현금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바꿨다”고 했다. 이어 “식당이 집 근처라고 하는데, 자택과 20분 떨어져있는 안양 인덕원이어서 근처는 아니다”라고 했다.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혁신적으로 인재를 발탁하려고 (팀장급) 공모제와 추천제를 도입했다”며 “인사철이 되면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청탁을 했다. 몇 번 참고했는데, 이를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것 같다”고 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다른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볼 때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에 나와있는 해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국토부 감사 지적은 해임을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구 사장은 “공직생활도 한 30년 해본 사람으로서 이정도로 해임을 추진하는 것은 제 나름대로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이른바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구 사장은 “추측은 하는데 말을 할 수는 없고, 같이 추측해 달라”고 했다. 그는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몸까지 부상당하면서 했는데 (노조에서) 따뜻한 위로나 격려 하나 받은 적이 없다”고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