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5시 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7중 충돌 사고가 나 운전자 등 7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유튜브 서프라이즈' 영상에 나올 정도 상황, 아닐까 합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 이장수 팀장은 지난 14일 밤 부산 해운대 포르쉐 환각 질주 7중 추돌 사고로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 A(40대)씨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팀장은 사고 당일 오후 5시48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7중 추돌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5분쯤 뒤였다. 구조단은 사고 현장에서 직선 거리로 3km 가량 떨어진 해운대구 송정터널 부근에 있다.

이 팀장은 “현장 도착 후 가장 먼저 구조 대상 인원을 파악하는데 차체가 심하게 부서지고 전복된 포르쉐부터 버스, 그랜저, 코란도, BMW, 쉐보레 등에 탄 사람들을 살폈다”며 “포르쉐의 경우 차 안에 2명, 차 앞 부분 보닛 아래 깔린 1명 등 3명이 구조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해운대소방서의 구조대 5명도 곧 합류, 구조 활동을 펼쳤다.

뒤집힌 포르쉐 보닛 아래 깔려 있는 사람이 오토바이 운전자 A씨였다. A씨는 상반신이 차 보닛 아래로 들어가 있었다. 당시 A씨는 “가슴과 배쪽이 아프다”고 얘기하는 등 의식이 뚜렷했다. 포르쉐 운전자와 동승자 등도 큰 부상은 없었다. 버스 2명, 그랜저·코란도 등에 탄 각 1명도 경상이었다.

이날 사고는 10분 전쯤 대마를 피운 포르쉐 운전자가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앞에서 정차 중이던 아우디 A6 차량과 부딪히는 1차 사고를 낸 뒤 속도를 높여 500m쯤을 달리다 중동지하차도에서 앞서가는 포드의 토러스 차량을 또 충돌했다.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포르쉐는 70여m 정도 달려 중동 교차로에서 A씨 오토바이를 먼저 치고 그랜저 승용차, 버스 등과 부딪히며 7중 추돌사고를 냈다.

당시 오토바이는 좌회전 하려는 상황이었다. 환각 상태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포르쉐가 좌측 보닛으로 뒷쪽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는 왼쪽 9~10시 방향 쯤으로 날려가고 A씨는 11시 방향쯤으로 튕겨 나갔다. 오토바이는 당초 추돌지점에서 30~40m쯤 떨어진 곳에서 잔해 상태로 발견됐다. 앞 방향으로 15~20m쯤 튕겨나간 A씨는 그랜저 등을 들이받으면서 전복된 포르쉐의 보닛 아래 깔렸다.

이 팀장은 “당시 추돌 충격으로 부품들이 다 빠져 버려 포르쉐의 보닛 안 엔진룸이 거의 비어 있었다”며 “A씨가 비어있다시피 한 보닛 아래 깔려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오른쪽 종아리 쪽이 찢어져 피가 나고 가슴과 배 등에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구조됐다.

이 팀장은 “이런 사고에 이 정도 부상만 입고 생명을 건졌다는 건 현장 경험상 아주 드문 일” 이라며 “달리고 있는 중에 뒷쪽에서 비스듬하게 추돌당했고 차에 깔릴 때도 보닛 안의 부품들이 거의 다 날아가 압박할 무게가 줄어든 상태였다는 점 등 여러 조건들이 겹쳐 천운이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측도 “블랙박스 영상 등으로 볼 때 오토바이가 포르쉐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중 비스듬하게 부딪히다 보니 속도 효과가 줄어들고 완충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A씨가 헬맷을 쓰고 있어 충돌 후 15~20m를 튕겨나가 도로 바닥에 떨어질 때 더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 측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