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왼쪽)와 방송인 김어준씨(오른쪽)/뉴시스, 조선DB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을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냄새가 난다”며 배후설을 주장했던 김어준씨를 경찰이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를 고발한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법정제재를 받은 사안인데 ‘혐의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분”이라며 반발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4일 김어준씨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 의견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5월 26일 방송분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판한 2차 기자회견을 연 다음날이었다. 김씨는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쓴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며 “이 할머니에게 누군가 왜곡된 정보를 드렸고, 그런 말을 옆에서 한 것 같다. 뜬금없는 얘기를 하셨는데 여기 누군가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배후설을 주장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법정 제재인 ‘주의’ 처분을 했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적으로 발언했다”며 “방송심의규정의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김어준씨가 이용수 할머니에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했다는 고발건에 대해서 마포경찰서가 ‘혐의 없음’으로 상반된 처분을 내리면서, 경찰과 방통위의 의견이 갈리게 됐다. 마포경찰서 담당 수사관은 “김어준씨가 방송에서 추측성 의견을 이야기했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았다”며 “7~8명이 모여서 대필을 했다거나 수양딸이 기자회견문을 정리했다는 등 여러 주장이 이미 언론에 소개된 상황에서, 김어준씨의 발언에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사준모 측은 “방통위에서 법정제재 처분까지 받은 사안에 대해 왜 경찰이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