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질주로 7명이 다친 해운대 7중 추돌 사고 등을 낸 포르쉐 운전자가 동승 후배로부터 대마초를 건네받아 흡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은 15일 “포르쉐 운전자 A씨(40대)는 동승자 B씨가 갖고 있던 대마를 건네받아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포르쉐 차량 안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파악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에 동승 후배 B씨가 ‘형님 한 번 맛이나 보세요’라며 A씨에게 대마초를 권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차를 타고 출발하기 10분 전쯤에 차 안에서 대마초를 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A씨의 소변 검사를 통해 대마초 흡입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영장을 가져오라’며 소변검사를 거부해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소변을 채취, 검사를 했다”며 “오후에 나온 검사 결과는 대마초 흡입을 했다는 ‘양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A씨 등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대마초를 어디서 구했는지, 대마를 더 소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캐고 있다.

경찰이 포르쉐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면서 사고 직전 상황에서 보인 A씨 등의 행위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대마초 흡입 후 포르쉐를 몰고 가다 운전부주의 등으로 해운대 센트럴푸르지오(옛 스펀지) 앞에서 정차 중이던 아우디 차량 왼쪽 편을 들이받은 뒤 평상 속도로 500m쯤 달아나 중동지하차도로 들어서 갑자기 속도를 높인 것으로 영상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 영상에는 지하차도 안에서 동승 후배 B씨가 “형님, 앞에 차, 앞에 차”하고 다급하게 경고하는데도 A씨가 전혀 듣지 못한 듯 무시하고 속도를 높여 달린 것으로 찍혀 있다. A씨의 포르쉐는 지하차도 충돌 이후 7중 추돌 사고를 낸 현장까지 160m 가량을 불과 3초쯤 만에 달려 사고를 냈다. 이 때 속력은 140㎞ 이상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A씨가 대마초를 피운 후 일정 시간이 지나자 그 효과가 나타나 환각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가 사고 후 지인을 통해 차량 블랙박스를 먼저 빼돌리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나왔다. 경찰이 차량이 너무 찌그러져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한 채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보낸 사이 A씨가 지인을 시켜 먼저 차량의 블랙박스를 꺼내 갔다.

A씨는 이후 경찰이 블랙박스 행방을 추궁하자 지인을 통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대마초 흡입 장면 등이 나오는 영상을 숨기기 위해 지인을 통해 블랙박스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오후 5시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지하철 2호선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던 포르쉐가 7중 충돌 사고를 내 운전자 등 7명이 다쳤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포르쉐 안 블랙박스와 사고기록장치(EDR),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주변 도로 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대마초를 흡입한 뒤 환각 상태에서 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윤창호법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윤창호법은 음주 외에 약물 복용 후 운전과 사고에 대해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5시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지하철2호선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내고, 이에 앞서 중동지하차도 안 등 2차례 더 사고를 일으켰다. 7중 추돌사고로 중상 1명, 경상 6명 등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