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 이동 경로를 놓고 기상청과 미·일 등 해외 기관의 예측이 갈렸던 가운데, 이번엔 한국 기상청의 예보가 정확히 들어맞은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앞서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이날 새벽 거제와 부산 사이쯤 상륙해 부산과 울산 등 영남지역을 관통한 뒤 같은 날 오후 6~9시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2003년 태풍 ‘매미’와 비슷할 것이라던 이 예보대로, 마이삭은 이날 오전 1시40분쯤 거제도 남단을 지나 오전 2시20분쯤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이후 한반도 동쪽을 지나 오전 6시30분쯤 강릉 인근 동해 앞바다로 빠져 나갔다.
해외 기상예측 기관들은 당초 마이삭이 이보다 서쪽으로 상륙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마이삭이 전남 여수와 남해 사이에 상륙해, 한반도 중앙을 직선으로 통과하며 북한으로 올라간다고 예상했다. 2002년 태풍 ‘루사’와 더 비슷한 경로였다.
일본 기상청은 기상청과 미국 JTWC의 중간 정도 지점인 전남과 경남 사이로 들어와 동쪽으로 약간 치우쳐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이라고 봤다. 태풍이 지나간 3일 현재 미국 JTWC와 일본 기상청은 태풍 경로를 수정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역대 가장 긴 장마를 예측하지 못해 체면을 구겼지만, 이번 태풍 예측에서는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 제8호 태풍 ‘바비’의 경로도 유럽 기상 서비스 앱보다 잘 맞혔다. 지난 27일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서해상을 지나 황해도 옹진반도에 상륙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당시 체코 기상 서비스 ‘윈디’ 등은 중국 단둥에 상륙한다고 전망했지만 빗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