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국토부 관계자로부터 자진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구 사장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국토부가 해임 건의안을 꺼내 들어 압박했다고 했다. 구 사장은 해임이 의결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정부의 사장 해임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와 서울 시내에서 식사하며 면담하는데 갑자기 자진 사퇴 요구를 받았다”며 “왜 나가야 하냐고 물으니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청와대가 생각하더라도 일단 주무 부서를 통해서 해임하는 것”이라며 “청와대로부터는 직접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김현미 장관, 손명수 2차관 등이 거론된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구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는지 묻는 본지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손명수 2차관은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구 사장에 따르면 국토부는 사퇴 종용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에선 구 사장이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토부 뜻에 반했다가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런 의견에 대해 구 사장은 “국토부나 청와대의 당초 계획대로 추진했는데 인국공 사태로 지연되고 있는 것은 맞는다”며 “상황이 이렇게 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니 사회적인 의견을 수렴해서 합리적으로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구사장은 “뭐가 그렇게 다급한지 그만둬야 할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일주일 만에 바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해임 건의안을 올렸다”고 말했다. 오는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구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심의, 의결할 계획이다. 구 사장은 “법무법인 판단에 따르면 이렇게 해임을 의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만약 해임된다면 법적 절차를 검토해 차후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손명수 국토부 2차관 등이 구 사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스마트폰으로 나눈 사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손 차관의 상대방이 ‘인국공 노조들이 사장 해임이 공론화되면서 이를 이유로 정규직 전환 관련 노사전 컨설팅과 협의에 응하지 않고 지연 전략으로 가려고 할 겁니다. 걱정이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손 차관은 ‘고용노동비서관실과 협의하면서 진행해야지’라고 답했다. 또 구 사장 기자회견에 대해 상대방이 ‘구 사장님이 해임 건의 사유에 대한 본인 입장을 말씀하실 텐데 고용비서관실에서는 정규직 전환 정책 관련해 폭탄 발언하실까 우려하고 있다’고 하자 ‘참나..’라고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