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0명 중 4명은 수리력에서 기초 미달 혹은 기초 수준으로,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초4·6, 중2, 고1 학생 9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같은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동주민센터 안내문, 서울시 공원 통계 등 일상생활과 관련 있는 지문과 그래프를 활용해 문제를 출제했다. 이 검사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낮아졌다는 지적에 따라 2023년 처음 도입됐다.

초4의 문해력과 수리력 평균 점수는 각각 1452.77점, 1433.33점으로, 전년보다 12.75점, 34.26점씩 떨어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휴대전화로 짧은 영상을 많이 시청한 영향이 지금까지도 학생들의 문해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등학생은 문해력보다 수리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가 많았다. 고1의 41.3%가 수리력 기초 미달·기초에 해당했다. 문해력에서 기초 미달·기초를 받은 고1(20%)보다 2배 이상이다.

또 학급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수리력 기초 미달·기초 비율이 초4와 초6에선 20% 안팎이었지만, 중2(32.5%)와 고1(41.3%)에선 급격하게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에서 문자와 식, 고등학교에서 2·3차 함수 등이 나오면서 학생들이 수리에 벽을 느끼는 것 같다”며 “수포자에 대한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