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와 창조적 지식 확보를 목표로 하는 연세대 고등과학원 연구원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연세대 제공

조선일보와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4 아시아 대학 평가’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2009년 아시아 대학 463곳을 처음으로 평가한 뒤 해마다 참여 대학 규모가 늘어 올해는 25국 984대학의 순위를 매겼다.

QS 아시아 대학 평가는 전 세계 학생들이 유학 갈 학교를 정할 때 참고하는 중요한 지표로 통한다. 국내·외 대학과 연구 기관이 국제 연구 협력을 할 대학을 정할 때에도 상대 대학의 연구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을 만큼 공신력 있는 평가로 인정받는다.

올해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대학은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위 안에는 6곳이 포함됐다. 벤 소터(Sowter) QS 수석 부사장은 “한국은 다른 어떤 국가나 지역보다도 많은 여섯 대학이 아시아 지역 상위 20위에 들며 고등교육 분야에서 강점을 계속 입증하고 있다”며 “한국은 박사 학위를 보유한 교직원 수에서 알 수 있듯 뛰어난 수준의 교육 전문성을 자랑하며 교육 역량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는 학계 평가(30%), 졸업생 평판도(20%), 교원당 학생 수(10%), 논문당 피인용 수(10%), 국제 연구 협력(10%), 교원당 논문 수(5%), 박사 학위 교원 비율(5%), 외국인 교원 비율(2.5%), 외국인 학생 비율(2.5%),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2.5%), 국내에 들어온 교환학생(2.5%) 등 지표 11가지로 평가했다. 평가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계 평가는 전 세계 학자들에게 ‘당신 전공 분야에서 최고 대학을 꼽아 달라’고 요청해 추천을 많이 받은 대학 순으로 점수를 매겼다. 졸업생 평판도는 세계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어느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기를 원하는지’ 물어 평가했다.

한양대는 작년(26위)보다 일곱 계단 순위를 올려 아시아 19위를 차지했다. 2009년 아시아 대학 평가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톱 20′에 진입했다. 졸업생 평판도(98.3점),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97.1점), 외국인 학생 비율(91.6점) 등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신소재와 화학공학, 전기·생체공학 등 다양한 분야 교수들이 참여해 ‘융합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점과 전 세계 510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은 ‘국제화’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7월 개강했던 부산대학교 서머 스쿨(Summer School)에 참가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산대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인 악셀 팀머만 교수가 기후연구에 관한 내용을 강의하고 있다./부산대 제공

부산대는 지난해(90위)보다 아홉 계단 상승해 아시아 81위를 기록했다. 11가지 지표 모두에서 고르게 점수가 올랐다. 특히 국제 연구 협력, 교환학생 비율, 박사 학위 교원 비율 등 지표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부산대에선 현재 82국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약 2000명이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 유학생들의 창업·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 9월 ‘글로벌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9위를 차지해 지난해(8위)에 이어 2년 연속 ‘톱 10′에 들었다. 졸업생 평판도(100점)와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100점) 지표에서 아시아 최고 점수를 획득하고, 학계 평가(99.8점)와 국제 연구 협력(97.7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연세대 측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세계 유수 연구 중심 대학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공동 연구팀을 구성한 것이 국내·외에서 연구력을 인정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지난해(19위)보다 세 계단 상승해 아시아 16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 4위다. 이는 성균관대가 연구, 교육, 국제화 등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다. 성균관대는 ‘양자정보공학과’와 ‘배터리학과’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등을 신설해 국가 첨단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첨단 산업 연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양자정보 융합전공은 이론 위주의 교육을 넘어 실험과 실습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양자정보 융합전공 지도교수인 이광조 교수의 연구 모습./경희대 제공

경희대는 올해 평가에서 아시아 40위에 올랐다. 연구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논문당 피인용 수와 박사 학위 교원 비율 지표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경희대 측은 “국제 연구 협력 활성화를 위해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를 센터장으로 초빙해 ‘양자물질글로벌연구센터’를 이끌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신여대는 올해 평가에서 아시아 294위에 올랐다. 교원당 학생 수 지표에서 93점을 받아 아시아 55위를 기록했다.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 지표에서도 아시아 64위를 기록, 학생 중심 교육의 성과를 입증했다. 내년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한국학과 K컬처를 가르치는 국제학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성신여대 측은 “학생들의 국제 역량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