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횡령·배임·준사기·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의원은 “검찰 수사에 유감”이라고 반발했으나 윤 의원 공소장에는 알려진 것보다 더 파렴치한 혐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의원과 정대협 간부 A씨는 지난 2013년 1월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을 통해 국고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2008년 정대협에서 잠시 근무했던 B씨 이름을 도용했다. 박물관이 국고보조금을 받으려면 관련법에 따라 관할 관청에 등록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1명 이상의 학예사가 있어야 한다’는 요건 등이 충족돼야 한다. 윤 의원 등은 5년 전에 이미 정대협을 그만둔 B씨에게 학예사 자격이 있다는 걸 이용해 서울시에 B씨 이력서 등을 허위로 제출해 박물관 등록증을 받았다.

이후 2013년 2월부터 윤 의원 등은 그렇게 발급받은 박물관 등록증과 함께 B씨가 학예사로 근무한다는 허위 보조금 신청서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제출해 2020년까지 3억230만원을 수령했다. ‘유령 직원’을 내세워 7년간 부정을 저지른 셈이다. 이 부분에 사기 혐의를 적용한 검찰은 “피해자 대한민국을 기망(欺罔)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혐의에 대해 윤 의원은 지난 14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요건을 갖춰 보조금을 수령하고 집행했다”고 반발하면서도 구체적 반박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윤 의원은 또 개인 계좌로 모은 기부금과 정대협 법인 계좌 등에서 1억37만1000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검찰이 모금에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이 업무상 횡령이라고 주장한다. 사적으로 유용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 의원이 217차례에 걸쳐 소액으로 인출해 쇼핑·교통비·식비 등 생활비로 쓴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협 계좌에서 자기 계좌로 송금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윤 의원에겐 2013년 안성 쉼터를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개한 건축업자로부터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한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윤 의원은 당시 주변 부동산의 거래 시세도 확인하지 않는 등 건축업자가 제시한 가격(7억5000만원)이 적정한지 검증하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의연은 16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윤 의원 기소 이후 첫 수요집회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대한민국 검찰과 언론은 ‘포스트 아베’라는 중대한 갈림길에서 반(反)역사적 행위인지 분간조차 못 하는 갈지(之)자 행보로 역사의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이 이사장은 대답 없이 고개를 숙이고 회견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