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가마니에 넣어 경인아라뱃길에 버린 20대 남성(사진 왼쪽)과 공범인 20대 여성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헤어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마대자루에 담아 인천 경인아라뱃길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는 1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사체유기에 가담한 혐의로 같이 기소된 여자친구 B(26)씨에게도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다른 여성과 교제하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와 다투다가 폭행해 살해한 것으로, 범행 방법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했다. 또 “피해자의 유족은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릴 것으로 보이고, 유족들은 이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살인죄를 다시 저지를 개연성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1심이 선고한 1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깨고 5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오전 10시쯤 서울시 강서구 빌라에서 전 여자친구인 C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사흘간 C씨의 시신을 빌라에 방치했다가 1월 15일 차량에 싣고 인천으로 이동해 경인아라뱃길 목상교 인근 도로 주변에 버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발견 당시 C씨 시신은 마대 자루 안에 들어있었고 부패가 다소 진행된 상태였으나 훼손된 흔적은 없었다. B씨는 당일 A씨의 차량에 동승해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헤어지는 문제로 전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고, B씨는 A씨를 좋아해서 범행을 도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C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C씨가 보낸 것처럼 유족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수십회 보냈다. A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C씨 집의 월세를 대신 내기도 했다.

범행 후 A씨가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지인에게 ‘집에 사체가 있는데 무덤덤하다’, ‘(내가) 사이코패스 같다’, ‘시신 유기할 곳을 찾으면서 셀카를 찍기도 했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심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고, 2심 재판부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