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전 여자친구가 자신의 친구와 사귀는 것을 목격하고 두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이준영·최성보)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남모(37)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남씨는 지난해 7월16일 오후 9시쯤 서울 은평구의 한 횟집에서 자신의 전 여자친구 A씨와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 B씨를 발견했다. 남씨는 화가 나 “대화를 하자”고 이들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A·B씨가 이를 거절하자 배신감을 느껴 이 두 사람에게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남씨는 식당관계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제압돼 체포됐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전 여자친구와 친구를 죽이고, 나도 따라 죽으려고 했다”며 “사건 발생 일주일 전 B씨와 이성 문제로 다투던 중 되레 폭행을 당해 화가났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씨는 재판 과정에서 “과거 부친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트라우마로 충동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심리적 상태에 있었다”며 “만취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남씨가 법정에서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남씨가 인근 편의점에서 범행 도구를 구입한 후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 급소를 공격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다고 봤다.

1심은 “이 사건으로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은 남씨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바라고, 남씨는 합의를 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 “다만남씨는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이 누적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출소 후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피해자와 대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남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