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서울 지하철 4호선 전동차 안에서 돈을 구걸하던 60대 남성이 지하철 보안관(오른쪽)에게 제지를 당하자 화를 내며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 지하철 보안관 등 서울 지하철 역무원에 대한 폭행은 2014년 54건에서 지난해 11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시비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이를 말리던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배성중 부장판사는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6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25일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벌어진 시비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던 중, 촬영을 제지하는 지하철 보안관 김모씨를 폭행해 철도종사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지하철 보안관과 승객 간 시비가 붙었고, 또 다른 지하철 보안관인 김씨는 시비를 촬영하던 최씨를 제지했다. 그러자 최씨는 김씨에게 욕설을 하며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폭행·협박으로 철도종사자의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철도안전법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그 직무집행이 적법해야 한다”며 “적법하다고 보기 위해선 그 행위가 철도종사자의 권한 내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해당 공무집행이 적법해야 하는데, 철도안전법 위반혐의도 마찬가지로 직무집행의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씨가 지하철 승강장에서 지하철 보안관과 승객 사이 다툼을 촬영하려는 최씨를 제지한 것이 피해자의 정당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지하철 보안관의 직무는 공중의 안전을 위한 질서유지인데, 최씨의 촬영행위가 공중질서에 반하는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제지한 김씨 행위는 보안관의 직무범위 밖으로 부적법하고, 따라서 그에 대항한 최씨 행위는 무죄라는 취지다. 법원은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김씨의 가슴을 밀친 행위가 철도안전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관 폭행의 경우에도 해당 경찰관이 불법체포를 하는 등으로 직무집행이 불법인 경우에는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런 경우를 일반화하면 안 된다. 한 변호사는 “법원이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불법’이나 ‘권한범위 밖’이라고 보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라며 “이런 판결을 근거로 함부로 공무원에 물리력을 행사하면 자칫 실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