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이 15일 국방부를 압수 수색했다. 수사 착수 8개월 만에 이뤄진 국방부에 대한 첫 압수 수색이다. 지난 10일 국방부가 ‘서씨 휴가 연장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지 5일 만에 벌인 이날 압수 수색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뒷북 압수 수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추 장관 부부 국방부 통화 파일 확보한 듯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의 민원실과 국방전산정보원, 충남 계룡시의 육군본부 정보체계관리단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국방부 중앙 서버에서 2017년 6월 14일 추 장관 부부 중 한 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건 통화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이 통화 파일은 보존 기한(3년)이 지나 삭제됐지만 국방부 중앙 서버에는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직사병은 우리들의 아들이다" -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교육수호연대 등 학부모 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에 대한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군 휴가 미복귀’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병 현모씨의 실명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앞에 놓인 신발은‘사회적 거리 두기’등 이유로 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의 것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박상훈 기자

이날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방부 고위 관계자 제보에 따르면 민원실 녹취 파일은 3년간 보관되는 규정에 따라 폐기돼 콜센터 체계에는 없지만 중앙 서버로 넘어가 저장돼 있다고 한다”며 “국방부는 그간 중앙 서버에 민원실 녹취 자료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모르쇠로 일관한 이유가 뭐냐”고 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저희가 자료가 없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압수 수색 자료를 통해 당시 통화가 휴가 연장에 대한 단순 문의인지, 외압·청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 내용 분석에 들어갔다. 전날 추 장관은 대정부 질문에서 “나는 (전화 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고, 남편이 했는지는 “주말 부부라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 12일 검찰은 추 장관의 최모 전 보좌관으로부터 서씨 휴가와 관련해 군부대에 최소 3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 중인 최씨는 “추 장관 아들 서씨의 부탁으로 문의 전화한 것이고 추 장관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보좌관 선에서 꼬리 자르기"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압수 수색에서 추 장관 주장을 허무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보좌관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하는 쪽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공산이 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2017년 6월 25일 서씨의 휴가 미복귀 당일 휴가 처리를 지시한 상급부대 관계자를 “추 장관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한 미2사단 지역대 지원장교 김모 대위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대위를 당일 휴가 처리 지시자로 특정하면서 사건의 퍼즐 맞추기 작업도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최 전 보좌관은 지난 12일 검찰 조사에서 “김 대위에게 전화한 것은 맞지만 위법한 청탁은 없었고 휴가 문의 차원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친정부 성향을 보여온 김관정 동부지검장이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추 장관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 전 보좌관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사법 처리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의원은 직무 범위가 넓기 때문에 추 장관이 직접 청탁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김영란법 위반으로 기소가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어떤 혐의로든 현직 법무장관이 기소되는 상황에 부닥친다면 직(職)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동부지검이 이를 막지 않겠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