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권이 ‘추미애 구하기’에 나선 듯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은 상관이 없고 보좌관이 군 부대에 알아서 전화를 했다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민주당과 국방부, 검찰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사전에 짜맞춘 듯한 정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추미애 구하기’에 앞장섰던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추 장관 아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보좌관에 부탁을 했거나 보좌관이 규정에 대한 (국방부에) 문의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서 일병(추 장관 아들)과 보좌관이 가까운 사이고 선거운동 때부터 형 동생으로 지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추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보좌관의 군 부대 전화 사실 관련 질의를 받고 “보좌관에게 확인하고 싶지가 않다”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추 장관은 보좌관에게 지시를 하지 않았고, 추 장관 아들과 평소 형동생 하던 사이인 보좌관이 알아서 군 부대에 전화를 걸었다는 취지다.

때마침 이날에는 검찰이 지난 12일 소환조사 했던 보좌관이 “추 장관의 지시를 받고 전화를 한 것이 아니고 아들의 부탁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거나 “추 장관 보좌관이 최소 3차례 군 부대에 전화를 했다”는 검찰 수사 상황도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보좌관과 선을 그었던 추 장관의 국회 발언, 보좌관과 아들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한 김 최고위원, 추 장관이 아닌 아들의 부탁을 받았다는 검찰 수사 내용까지 모두 보좌관의 ‘단독 소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결국 군 부대에 휴가 관련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쟁점이 될 텐데 추 장관은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보좌관이 알아서 전화를 했다는 것 아니냐”며 “보좌관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군 휴가 관련 부정한 청탁을 했을 경우 김영란법에 의해 과태료 30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형사 처벌은 아니지만 현직 법무부 장관이 부정 청탁 혐의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당(黨)·정(政)·검(檢)의 사전 조율된 듯한 이러한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건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추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명한 지난 13일, 검찰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를 수사 8개월만에 처음 소환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일체 혐의를 부인한 추 장관 아들의 검찰 수사 상황에 맞춰 추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결백을 주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추 장관이 아들 사건에 대한 엄정한 검찰 수사를 강조한 뒤 다음 날 아들의 검찰 소환 사실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같은 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국회 국방위원들이 국방부 간부들과 당정 협의를 했는데, 다음날 민주당 국방위 간사를 맡은 황희 의원이 국회에서 추 장관 아들 관련 해명 브리핑을 하는 동시에 국방부 역시 추 장관 아들 의혹 관련 설명자료를 배포해 “민주당과 국방부가 함께 추 장관 옹호 방안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국방부와 같은 날 브리핑을 한 것은 우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