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한 홈쇼핑 건물에서 ‘두 칸 주차’를 했다고 지목된 벤츠 차주가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사과 글을 올렸다. 차주는 “임신부라서 컨디션이 안 좋았고 급하게 주차를 하느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한 달 전 일을 지금 굳이 꺼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1일 보배드림에는 ‘벤츠 두 자리 주차 보복 주차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 A씨는 흰색 벤츠 차량이 주차 칸 두 자리를 차지한 채 주차된 사진을 함께 올렸다. A씨는 “(벤츠 차주가) 이렇게 두 자리를 주차하고 1시간 동안 잠적했다”며 “화가 나서 두 시간 후 보복 주차를 했다”고 했다. 자신의 차를 벤츠에 아주 가깝게 붙여 주차해서 운전석 문을 열 수 없게 한 것이다.
A씨는 이어 “모 홈쇼핑 쇼호스트 분이 차주 분인데 오자마자 아주 적반하장이었다”며 “다짜고짜 ‘나 이거 엿먹으라고 이렇게 댄 거지’라고 하고,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도 오고 안전하게 버스로 가야겠다. 제가 잘한 건 없고 부끄럽고 반성한다”고 했다.
이 글이 올라온 뒤 네티즌들은 벤츠 차주의 신원을 놓고 온갖 추측을 내놓았다. 차주로 지목된 한 홈쇼핑 쇼호스트는 “저는 벤츠 차주가 아닌데 자꾸 제 이름이 거론되고 쪽지가 날아와 화가 나고 무섭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튿날 보배드림에는 ‘벤츠 두 자리 주차의 벤츠 차주입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차주는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은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두 자리 주차를 한 이유에 대해선 “현재 10주차 임신부인데, 당일 컨디션이 너무 안 좋고 비가 와서 약속된 방송 시간보다 조금 늦었다”며 “급하게 주차를 하고 방송에 가느라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보복 주차를 했던 A씨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것은 방송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사건 당시 주차장에 자리가 없었다는 A씨 설명에 대해선 “주말은 방송 직원만 출근하기 때문에 자리가 많다”며 “빈 자리도 많은데 왜 이러셨을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벤츠 차주는 자신의 남편과 다른 직원이 차를 빼달라고 A씨에게 정중하게 요청했지만 A씨가 막무가내로 나왔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2시간 후 차를 빼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가 벤츠 차량을 긁어 수리 비용으로 차주에게 150만원을 지급했다.
벤츠 차주는 “저는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으니 차량 렌트도 하지 않았고, A씨 요구대로 보험 처리 없이 배상을 받았다”며 “한 달여 지난 지금 갑자기 왜 이런 고통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한 달 전 일을 글로 쓰게 된 경위에 대해 “다른 쇼핑사에서 제 소문이 너무 어처구니없게 퍼져 있었다”고 했다. 주차장에 다른 자리들이 있었음에도 자신이 보복주차를 하고 소리를 치며 난동을 피웠다는 취지의 소문이 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글은 누군가를 저격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다. 철저하게 신상공개는 하지 않았고, 한달 전 일이라 편성표가 나오지 않아 안심하고 썼다”면서 “왜곡된 소문을 들었던 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해명이 될까 싶었다”고 했다.
3일 오후 현재 두 사람의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