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문제가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고질적인 산업재해인 건설 현장 추락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20일 오전 7시 30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의 물류센터 신축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5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A(50)씨 등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숨졌다. 또 2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물류센터 6층 자동차 진입 램프에서 바닥 상판 콘크리트 타설을 앞두고 콘크리트 골격에 철판을 덮는 작업을 하던 중 골격과 철판이 무너져 내리면서 10여m 아래인 5층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시 공사 현장에는 8명이 있었으나 일부 바닥만 무너지면서 5명만 추락했다. 사상자들은 모두 중국 교포로 확인됐다.
이 물류센터는 지상 7층, 지하 1층에 연면적 약 20만㎡ 규모로 지난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3월 말 완공 예정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감식을 벌여 자세한 사고 경위는 물론 부실 공사나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장에서 근로자 B(60)씨가 집수정에 빠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는 고인 물을 펌프로 퍼내는 작업을 하다 물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심 1.75m가량의 집수정 인근에는 안전 펜스가 따로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25일에는 부산 수영구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14층에서 50대 근로자 C씨가 1층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C씨는 로프에 연결된 작업 의자에 앉아 펜스 작업을 하던 중 로프가 끊어지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산재 사망자 855명 중 428명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