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연구진이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는 탄소 구슬의 모습./University of Brighton, Yaqrit

장 내 분자를 흡착해 간병변 등 염증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개발됐다.

영국 UCL 연구진은 경구 복용해 장내 나쁜 박테리아와 염증을 줄일 수 있는 ‘탄소 구슬’을 개발해 동물 모델과 소규모 인체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14일(현지 시각) 밝혔다.

간병변은 간의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표면이 우둘투둘해지고 딱딱하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간병변을 일으킨 염증은 간 손상을 악화시켜 환자의 1~5% 가량이 간암 발병으로 이어진다. 표준 치료법 중 하나는 염증 제거를 위한 항생제 처방이지만 항생제 내성 위험 등으로 말기 질환 일 때만 처방되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 스타트업 야크리트와 협업해 장내의 크고 작은 분자를 모두 흡착하도록 설계된 특수한 미세한 물리적 구조를 가진 작은 구강용 탄소 구슬을 개발했다. 이 구슬을 실험쥐에게 수 주간 복용시킨 결과 쥐의 간 흉터와 손상 진행을 막고 급성·만성 간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또 28명의 간병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에서도 부작용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크리트 측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새로운 치료제인 탄소 구슬은 소금 한 알보다도 크기가 작다”며 “장내 나쁜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내독소와 기타 대사산물을 흡수해 유익한 박테리아가 생성될 수 있는 유익한 장 환경을 만들고, 마이크로바이옴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장내 환경이 개선되면 간병변과 같이 내독소가 신체 다른 부위로 침투해 발생하는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