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현지 시각),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16강전에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가 나왔어요. 그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상대 선수에게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칼리프의 주먹에 얼굴을 맞은 안젤라 카리니(26·이탈리아)는 46초 만에 기권했죠. 이마네 칼리프는 8월 7일, 여자 복싱 66kg급 준결승에서 우승해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8월 4일 여자 복싱 57kg급 8강전에서는 린위팅(29·대만)이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34·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했는데요. '여자'가 아닌 칼리프와 린위팅이 여자 대회에 나가는 건 공평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린위팅과의 8강전에서 패한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는 경기 후 머리 위로 두 검지 손가락을 올려 'X' 자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선수는 왜 여자가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걸까요?
바로 두 사람 모두 'XY염색체'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신체는 수많은 세포로 이뤄져 있어요. 세포 하나엔 염색체 46개가 들어 있는데요.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염색체끼리 짝을 이뤄 총 23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 쌍의 염색체 중 하나는 아버지한테, 하나는 어머니한테 물려받은 거죠. 이 23쌍의 염색체 중에서 22쌍은 피부가 어떤 색일지, 쌍꺼풀이 생길지 등의 정보를 갖고 있어요. 나머지 한 쌍에는 성별 정보가 담겨있답니다. 이를 '성염색체'라고 해요. 여자는 X염색체 2개를, 남자는 X염색체 1개와 Y염색체 1개를 지니죠. 여자의 난자(卵子)와 남자의 정자(精子)가 만나 아기가 태어나는데요. X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난자와 만나면 여자아이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난자와 만나면 남자아이가 돼요. Y염색체를 가진 태아는 정자를 만드는 고환이 생기고, X염색체가 두 개인 태아는 난자를 만드는 난소가 생기죠. 이처럼 남자, 여자 생식기가 생기는 걸 1차 성징이라 해요.
성별에 따른 특징은 2차 성징 무렵 나타나요. 보통 남자는 11~13세, 여자는 9~11세 정도가 되면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신체적 차이가 드러납니다. 남자는 고환에서 남성호르몬 '안드로겐(Androgen)'이 나와요. 안드로겐에 속하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분비되면 근육과 골격이 발달하고 힘도 세져요. 또 목젖이 두드러지고, 목소리가 낮아지는 변성기를 겪는답니다. 수염을 비롯해 몸에 털이 많이 생기기도 하죠. 난소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이 나와 골반과 가슴이 발달하고요. 또 이 시기에 여자는 월경(月經)을 시작하죠.
사람은 Y염색체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성별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아예 성별 자체에 Y염색체가 필요 없는 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꿀벌인데요.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 피터 스너스터드는 꿀벌의 성별이 성염색체의 개수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어요. 암컷은 X염색체의 개수가 2개, 수컷은 1개라고 합니다. 재밌는 점은 여왕벌이 자신이 낳는 알의 성별을 정할 수 있다는 거예요. 여왕벌은 짝짓기 비행을 하며 수컷의 정자를 몸에 저장해 둬요. 그리고 여왕벌이 알을 낳을 때 정자를 넣으면 암벌이 되고 정자를 주입하지 않은 알에서는 수벌이 태어나요. 암벌은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일을 하는 일벌이 되는데요. 수벌은 암벌과 달리 독침이 없고 꿀도 꽃가루도 모으지 않는답니다. 수벌은 오로지 여왕벌과 짝짓기를 하는 일만 하죠. 보통 여왕벌은 자신과 짝짓기할 수벌은 적게 만들고 일을 해야 하는 암벌은 많이 만든답니다.
이마네 칼리프와 린위팅이 여자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를 기사에서 찾아 적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