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은 몸집이 커지면서 뇌의 크기도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어요. 이에 과학자들은 다른 모든 동물도 인간처럼 몸의 크기와 뇌의 크기가 같이 커지는 방식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했죠. 그런데 7월 8일, 예상을 깨는 영국 연구진의 논문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에 실렸어요. 포유류 1500종을 분석했더니, 몸이 커져도 뇌가 같이 커지진 않았다는 거예요.
먼저 인간의 뇌는 왜 커졌을까요? 뇌는 신경(神經)이라는 실같이 얇은 기관을 통해 온몸에 명령을 내려요. 몸이 커지면서 신경이 길어지니 몸을 정상적으로 움직이려면 뇌가 더욱 빠른 속도로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이에 뇌 크기가 몸집에 비례해서 커진 겁니다. 영국 레딩대와 더럼대 공동 연구팀은 인간처럼 다른 동물들도 몸집과 뇌 크기가 비례하는지 포유류 1500종의 뇌와 몸 크기를 분석했어요. 쥐나 토끼 등의 설치류, 코끼리나 바위너구리 등의 대서양원류, 인간과 비슷한 원숭이가 속한 영장류 등 종별로 묶어 몸이 커지면서 뇌도 똑같이 커졌는지 분석했죠. 그 결과, 모든 포유류는 몸이 계속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해도 뇌가 따라서 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쉽게 말해, 인간은 몸 크기가 숫자 1에서부터 10까지 커질 동안 뇌도 같이 10까지 커졌다면, 다른 동물들은 몸 크기가 1에서부터 10까지 커질 동안 뇌는 1에서부터 5까지만 커졌다는 거예요.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인간만이 포유류 중 유일하게 뇌 크기가 몸 크기에 비례해서 커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또 연구진은 "인간의 뇌 크기 진화 속도가 다른 포유류보다 20배 이상 빨랐다"고 설명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