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 정식 고용된 로봇개 오로라.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 정식 고용된 로봇개 오로라.
4월 2일(현지 시각) 미국 알래스카주(州)가 페어뱅크스 국제공항에 새를 비롯한 여러 야생동물을 쫓아내기 위한 로봇 개 '오로라(Aurora)'를 '정식 고용'한다고 밝혔어요. 오로라는 알래스카에서 관측할 수 있는 북극광(northern lights) '오로라 보레알리스'에서 이름을 따 왔어요. 가을 전까진 시험용으로 투입됐다가 철새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올해 가을 정식으로 고용될 예정이죠.

미국 연방 항공국에 따르면, 2023년 알래스카 공항 근처에서 야생동물이 항공기에 충돌하는 사건이 92건이나 발생했어요. 그중 10건이 페어뱅크 국제공항에서 일어났고요. 공항 주변에는 개발이 제한되기 때문에 우거진 풀숲이 많은데 새가 살기에 좋은 환경이라 종종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새가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죠. 야생동물이 항공기에 충돌하면 비행기의 엔진이 손상돼 비행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요. 공중에 뜬 비행기가 새와 충돌하는 이른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로 인명 피해도 일으킬 수 있고요. 알래스카 교통 당국은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고자 포식자(捕食者)인 코요테나 여우의 행동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고용하기로 한 겁니다.

오로라는 미국 로봇 제작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족 보행(四足步行) 로봇인 '스팟'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네 발을 가진 스팟은 포식자의 움직임을 따라 할 수 있고 도로나 언덕, 자갈밭 등 굴곡이 많은 지형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죠. 임무상 복잡한 지형을 돌아다녀야 하기에 인공지능 대신 원격으로 직접 조종해 긴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고요. 덩치도 코요테나 여우와 비슷해 다른 동물의 눈에는 천적(天敵)처럼 보일 수 있어요. 별다른 개입 없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빠르게 도망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답니다.
☞ QR 코드를 찍어 오로라가 자유롭게 활보하는 모습을 확인해 보세요.
→ 왜 로봇 새가 아닌 로봇 개를 야생동물 내쫓는 데 사용할까요? 본문에서 이유를 찾아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