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체온에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는 전자 잉크(E-Lnk)가 개발됐어요. 전자 잉크는 수백만 개의 둥근 초소형 캡슐로 이뤄진 미래형 잉크인데요. 실제 잉크가 아닌, 전기 자극으로 스마트폰·태블릿 등 전자 기기에 글을 새기는 방식이죠. 3월 6일, 한국과학기술원 등 공동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상온에서는 단단해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면서, 피부에 이식한 뒤에는 체온으로 부드럽게 변해 불편함을 크게 줄인 액체 금속 전자 잉크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분야가 크게 주목받으면서, 여기에 접목해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착용할 수 있는 기기)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요. 하지만 기존 웨어러블 소재는 재질이 딱딱한 탓에 착용에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재질이 너무 부드러우면 정교한 작업이 어려웠죠.
연구진은 '갈륨'을 활용한 새로운 전자 잉크를 개발했어요. 갈륨은 금속이지만, 섭씨 29.76℃(도) 미온에서 녹은 탓에 고체·액체 변화가 자유로운 물질입니다. 사람이 가진 열만으로 충분히 녹일 수 있는 거죠. 연구진은 기존 갈륨의 높은 표면장력과 낮은 녹는점을 해결해 고해상도 3D 프린팅이 가능한 전자 잉크를 구현한 건데요. 즉, 부드럽게 녹았다가 다시 딱딱하게 굳힐 수 있어 언제든지 수리 및 재사용이 가능한 거죠. 또 이 전자 잉크는 열과 전기 전달력이 좋아 인체 조직처럼 움직이는 전자 회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전자 잉크의 특성을 활용하면 전자 기기, 로봇 등 여러 기술을 비롯해 의료 기기 분야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