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서: 3학년 1학기2. 물질의 성질

추운 겨울에 작은 손난로 하나만 주머니에 있어도 금방 손이 따뜻해져요. 손난로를 사용하기 전에 포장지에 '사용 전에는 포장지를 뜯지 마세요' '흔들지 마세요'라고 적힌 주의 사항을 본 적이 있나요? 이러한 주의 사항은 왜 필요할까요?
손난로에는 철 가루, 소금물, 활성탄, 톱밥, 질석이 들어있어요. 손난로 포장지를 뜯으면 고운 철 가루가 산소와 만나게 되고 산화철이라는 새로운 물질로 바뀌면서 열이 발생해요. 이를 '산화 반응'이라고 하죠. 철봉이나 자전거의 체인 등 철로 된 제품이 녹스는 것도 바로 산화 반응 때문이에요. 우리 주변의 산화 반응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열을 잘 못 느껴요. 하지만 작은 손난로에는 이러한 산화 반응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비밀 장치가 있어요.
우선 손난로를 이루는 봉지는 부직포로 만들며 표면에 아주 미세한 구멍이 많이 있어요. 손난로의 포장 비닐을 뜯은 후 흔들면 부직포의 미세 구멍으로 산소가 들어가면서 철 가루와 반응해 열이 나기 시작해요. 덩어리가 큰 철은 산화가 아주 천천히 일어나지만, 고운 철 가루는 많은 산소와 접촉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매우 빨라지죠. 활성탄과 소금물은 철의 산화 반응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톱밥과 질석은 핫팩 내부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열을 오랜 시간 보관하는 단열재 역할을 해요. 이것이 바로 손난로가 주머니 속에서 오랫동안 따뜻한 비밀이랍니다. 단, 철 가루는 한번 산화되면 다시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흔드는 손난로는 재활용할 수 없어요.
'똑딱이 손난로'라고도 불리는 액체 손난로는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액체 손난로 안에는 겔 상태의 투명한 물질과 동전 크기의 동그란 금속이 들어 있어요. 금속판을 '똑딱' 하고 구부려 꺾으면 주위에 하얀 결정이 자라나면서 '뜨끈뜨끈'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때 열이 발생하는 건 겔 상태의 아세트산나트륨 과포화 용액 때문입니다. 아세트산나트륨 과포화 용액은 충격에 아주 약해요. 작은 금속 조각이 꺾이는 충격에도 과포화 상태가 깨지면서 뜨거운 열과 함께 결정이 만들어진답니다. 그러다 열이 식으면서 하얗게 굳어버리는데요. 뜨거운 물에 팔팔 끓이면 다시 원래대로 투명해진답니다. 흔들어 사용하는 손난로와는 달리 뜨거운 물에 데우면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