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둘 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유사한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많은 사람은 이들을 모두 같은 종류로 묶어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그러나 바이러스는 박테리아가 절대 아니야.

둘 모두 우리를 아프게 만들 수 있지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생물학적으로 수준이 매우 달라. 박테리아는 작은 단일 세포지만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숙주세포가 꼭 필요한 건 아니야. 박테리아는 번식 환경만 적절하다면 수도꼭지, 키보드, 손잡이와 같은 무생물의 표면에서도 얼마든지 증식할 수 있지. 하지만 바이러스는 자손을 증식하려면 반드시 숙주세포가 있어야 해.

이런 차이 때문에 박테리아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은 매우 달라. 예를 들어 항생제는 박테리아의 세포벽과 같은 특정 부위를 겨냥해서 공격해 박테리아를 죽이지. 그래서 항생제는 박테리아에는 효과가 있지만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어. 박테리아의 독특한 세포벽 및 단백질 합성 기구인 리보솜과 같은 미세 구조가 바이러스엔 없기 때문에 항생제에 영향을 받지 않아.

[어린이조선일보] [바이러스 집중탐구]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뭐가 다르지?

박테리아를 죽이는 항생제는 바이러스엔 절대로 작용하지 않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박테리아가 증식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럴 땐 바이러스 치료에 항생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해. 예를 들자면, 독감이나 감기의 합병증으로 몸 안에서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야. 의사들은 이러한 박테리아의 2차 감염을 치료하려고 항생제를 처방하기도 하지만 독감이나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을 직접 치료하는 데는 아무 소용이 없어.

예전에는 의사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항생제를 종종 처방하기도 했었지. 하지만 항생제를 일정한 기준이나 한도를 넘어서 함부로 사용하면 약품에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 박테리아가 출현할 수도 있어. 이런 경우에 돌연변이 박테리아는 나중에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와 유전자를 공유해서 수퍼박테리아가 돼 항생제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해.

앞에서 살펴봤듯이 바이러스는 살아 있지 않기 때문에 죽일 수도 없어. 이 사실은 우리가 바이러스 질병을 치료하는 데 상당히 중요해. 항바이러스성 약품이 바이러스를 파괴하기보다는 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하는 노력밖에 할 수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야.

● 바이러스 쫌 아는 10대
전방욱 글|방상호 그림|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