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바이러스 집중탐구] 바이러스 연구 첫걸음](https://www.chosun.com/resizer/v2/L7Q2UPOBOQRKP7Y47MAEVVMPHQ.jpg?auth=3d951522d203bc432ac18052d4bffa8d492ad856202fbe37929f8e41529a785b&width=216)
19세기 말 당시, 담배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잎이 노래지고 점박이가 되는 담배 식물의 질병에 '담배모자이크병(tabacco mosaic disease)'이란 이름을 붙여. 독일의 아돌프 마이어(Adolf Mayer)는 이 병의 원인을 분석하다 바이러스 연구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지. 그리고 1883년 마이어는 이 질병이 전염성을 나타낸다는 결과를 얻게 됐단다.
1892년 러시아의 드미트리 이바노프스키(Dimitri Ivanowsky)는 마이어의 가설을 검정하고자 감염된 담뱃잎의 수액을 숌베레인 여과기(濾過器·액체를 걸러내는 데 쓰는 기구)에 통과시켰어. 커피 원두를 갈아서 커피 필터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커피가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지. 만약 감염 인자가 박테리아라면 그 감염 인자는 여과기에 남아 있을 거라고 가정한 거야. 하지만 이바노프스키는 이 감염 인자가 박테리아보다 작은 병원체라고 결론을 내리는 대신, 여과기가 박테리아를 완전히 걸러내지 못해서 통과된 수액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가정했어. 바이러스라는 더욱 놀라운 병원체를 발견할 기회를 놓친 거야.
1898년 네덜란드의 마르티누스 베이에링크(Martins Beijerinck)는 이바노프스키가 한 실험을 반복했어. 그는 작은 담배모자이크병 병원체가 보통 박테리아의 배양에 많이 사용되는 '한천 겔'의 틈을 통해 확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어. 베이에링크는 논문에서 여과기를 통과한 식물의 여과액이 여전히 감염성이 있는 건 박테리아와는 다른, 여과가 가능한 바이러스에 의해 병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단다. 박테리아는 보통 시험관이나 배양접시 안에 든 영양배지에서 배양하는데, 베이에링크는 담배모자이크병의 병원체를 그런 곳에서 배양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낸 거야. 대신 이 병원체는 담뱃잎과 같은 살아 있는 식물 세포 안에서만 증식하며 건조한 상태에서도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해 냈지.
베이에링크는 이 병원체를 '액상 전염성 물질(contagium vivum fluidum)'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후에 독을 의미하는 '바이러스'로 줄어들게 된 거야. 이에 베이에링크는 최초로 바이러스라는 개념을 소개한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어.
● 바이러스 쫌 아는 10대
전방욱 글|방상호 그림|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