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속담과 함께하는 생물 세상] 무늬 곱고 단단한 박달나무로 홍두깨 만들었지](https://www.chosun.com/resizer/v2/GZX7HLLKDTRSFAHM2DXZYMUFK4.jpg?auth=f6fc7f01185fdf45c861f2ddbb45eea9e53e4b6064566971bdac42032121ed15&width=616)
박달나무<사진>는 자작나뭇과(科)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갈잎큰키나무)이다. 한국, 일본, 러시아 동부가 원산지일 것으로 추정된다. 키가 35m로 곧게 자라고, 양지바른 숲 속이나 골짜기에서 볼 수 있다. 군락(群落·떼를 지어 자라는 식물 집단)을 이룬다. 잎자루는 4~8㎝로 비교적 짧다. 뒷면은 희며, 잎맥에 잔털이 난다. 고목이 되면 껍질이 밝은 회색이 되면서 종잇장처럼 너덜너덜 벗겨져 떨어진다. 박달나무 원줄기 안쪽에는 붉은빛이 도는 넓은 심(고갱이)과 짙은 갈색의 심이 둘러 나고, 한가운데에는 옅은 갈색의 작은 속심이 있다. 무늬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치밀(아주 곱고 촘촘함)하고 단단해 홍두깨(다듬이질할 때 쓰는 작은 나무 방망이)는 물론이고 참빗·수레바퀴·농기구·가구 따위를 만드는 데도 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박달나무는 흰옷을 즐겨 입었던 백의민족(白衣民族)인 우리나라 옷감 손질법에 사용된다. 홍두깨에 옷감이나 홑이불 같은 것을 감아 묵직한 쑥돌(화강암)이나 대리석으로 만든 평평한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다듬잇방망이로 두드려 구김살을 편다. 다듬잇방망이는 박달나무·느티나무·대추나무 등으로 만든다. 혼자 또는 둘이 마주앉아 양손에 방망이를 들고 두들기면서 홍두깨를 빙빙 돌려 구김새를 편다. 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가 부딪쳐 내는 소리가 다듬이질 소리다. 예부터 세 가지 기쁜 소리를 삼희성(三喜聲)이라 불렀는데 첫째는 갓난아이 우는소리, 둘째는 아이들 책 읽는 소리, 셋째로 다듬이질 소리를 꼽았다.
예로부터 박달나무를 신성시(신성한 것으로 여김)하기도 했다. 건국신화에도 단군이 처음 신단수(神壇樹·단군신화에서 환웅이 처음 하늘에서 밑에 내려왔다는 신성한 나무) 아래에 찬란한 고조선을 열었다고 하는데, 그 신단수가 바로 박달나무다. 단군(檀君)의 '단(檀)'자도 박달나무라는 뜻이다.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가 도리어 제가 더 큰 화(禍)를 입게 됨을 이르는 말.
홍두깨에 꽃이 핀다
뜻밖에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을 이르는 말.
● 자연과 인문을 버무린 과학비빔밥 3: 식물 편
권오길 글|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