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 열매(오디).
뽕나무 열매(오디).

뽕나무는 중국이 원산(原産)으로 뽕나뭇과(科)다. '동방의 신목(神木)'이라 할 정도로 예로부터 매우 귀중하게 여겨졌다. 열매(오디)를 먹으면 소화가 잘돼 방귀가 '뽕뽕' 나온다고 '뽕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덜덜 떠는 사시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산신님께 비자나무, 뽕뽕 방귀 뀌는 뽕나무…"라는 '나무 타령' 민요가 있을 정도다.

뽕나무는 키가 10~20m에 이르고, 잎은 3~5갈래로 갈라진다. 뽕나무는 잎을 자르거나 찢으면 끈적끈적한 하얀 즙이 나온다. 식나무·은행나무·초피나무·삼·시금치 따위와 같이 암수나무가 따로 있는 자웅이주(雌雄異株)다.

6월은 새뜻한 오디의 계절이다. 오디는 뽕나무나 산뽕나무 열매로 '오돌개'라고도 부른다. 한자어로는 상실(桑實)이다. 흰색에서 청색으로 바뀌다가 차츰 붉어져 완전히 익으면 자주색이나 흑색으로 변한다. 오디에서 여러 색이 나는 이유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성분 때문이다. 오디는 여러 꽃에서 생긴 자잘한 열매가 촘촘히 뭉쳐 있어 한 송이가 한 개의 과실처럼 보인다. 여러 가지 당(糖)과 유기산이 꽉 차게 들어 달콤새큼하다. 날로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

뽕잎은 당뇨병과 변비를 예방·치료하고, 혈압을 낮춘다. 고지혈증과 콜레스테롤을 다스리는 한편 동맥경화와 암(癌)·노화를 예방하고, 장(腸) 속의 나쁜 세균을 줄여준다니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뽕나무 줄기 속껍질을 말린 것은 해열·이뇨(利尿) 치료제로 썼고, 뿌리는 심한 기침이나 천식에 좋단다. 뽕나무 어린순은 쌈으로 먹는데, 단백질이 18~40%나 들어 있어 여느 식물보다 단백질이 많다. 누에가 뽕잎만을 먹고 단백질 덩어리인 고치를 만드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런 말 들어봤니?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보게 변함을 빗댄 말.

뽕도 따고 임도 보고
뽕 따러 가서 누에 먹이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도 만난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이룬다는 말.

● 자연과 인문을 버무린 과학비빔밥 3: 식물 편
권오길 글|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