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속담과 함께하는 생물 세상] 고사리 어린순 보니… '아기 고사리손' 이유 있네
[어린이조선일보] [속담과 함께하는 생물 세상] 고사리 어린순 보니… '아기 고사리손' 이유 있네

고사리는 여러해살이풀로 홀씨(포자·胞子)로 번식하는 홀씨식물이다. 잎·줄기·뿌리의 구별이 뚜렷하고, 물관과 체관이 있는 관다발식물이며, 꽃이 피지 않는 은화식물이다. 고사리는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고사리는 다른 풀이 추워서 꿈쩍 못하고 웅크린 이른 봄에, 일찌감치 뿌리줄기에서 빼족빼족 '아기 손' 새싹을 틔운다.

고사리 꺾으러 다니는 사람들 머리에는 고사리가 어디서, 언제, 얼마나 나는지 '고사리 지도'가 훤히 그려져 있다. 초행인 사람은 두리번두리번하다 늘 허탕치기 일쑤다. 고사리는 홀씨나 뿌리줄기를 뻗어 번식한다. 이파리 뒷면에 붙은 수많은 홀씨주머니에서 홀씨가 형성되고, 그것이 촉촉한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운다. 갓 흙을 뚫고 올라와 고개 숙인 채 오뚝 선, 보드랍고 여린 고사리 순은 어린이가 손가락을 말아 쥔 듯한 주먹 모양이다. 어린 고사리 줄기 끝에는 여러 개의 '어린이 주먹'이 돌돌 말아 감겨 있고, 이는 천천히 자라면서 쫙쫙 펴진다.

고사리는 번식력이 강해서 아무리 송두리째 꺾었어도 일주일만 지나면 꼿꼿한 새순을 피운다. 이처럼 끈질기고 억세서 무슨 일이 있어도 기어이 종자를 남기기에 자식을 많이 낳게 해달라는 간절한 바람으로 고사리나물을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다.

고사리는 끓는 물에 데치고 물에 푹 담가서 독성분을 우려낸 다음, 땡볕에 말려 오래 보관한다. 그것을 삶아 참기름·간장·다진 파·마늘·깨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볶으면 고사리나물이다. 고사리는 비빔밥에도 들어간다. 익혀 우려내지 않은 고사리에는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와 위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고사리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 좋으며, 기력 회복에 좋고, 피를 맑게 해준다.

이런 말 들어봤니?

고사리 같은 손
여리고 포동포동한 아이가 주먹 쥔 손을 빗댄 말. 어린 고사리 순과 잎줄기가 아기 주먹 손과 매우 비슷해 붙인 관용구다.

고사리도 꺾을 때 꺾는다
무슨 일이든 해야 할 때가 있으니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제때 해치워야 한다는 말.

● 자연과 인문을 버무린 과학비빔밥 3: 식물 편
권오길 글|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