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밀림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려요. 울창한 나무들이 산소를 어마하게 뿜어주거든요. 덕분에 아마존 밀림에는 온갖 생물로 가득해요. 거대한 아나콘다뱀과 물 위를 치고 달리는 예수도마뱀, 크고 화려한 앵무새까지 기이하고 아름다운 동물이 많아요. 그중 아마존의 대표 동물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새가 있어요. 몸에 비해 부리가 크고 화려한 '왕부리새<사진>'예요.
이 새는 아마존의 보석 같은 존재랍니다. 몸은 까만데 커다란 부리가 금빛 주황색과 노란색으로 어우러져 있거든요. 부리에서 꼬리 끝까지 길이가 65㎝인데 그중 부리만 23㎝나 된대요. 날개만큼 긴 부리가 가슴만큼 굵으니 눈에 안 띌 수가 없겠죠.
사실 악어나 고래, 벌새처럼 몸에 비해 입이나 부리가 비대칭적으로 크거나 긴 동물은 많아요. 하지만 몸보다 부리가 크고 긴 동물 중에 으뜸은 역시 왕부리새랍니다. 벌새는 몸만큼 부리가 길지만 바늘처럼 가늘어 돋보이지 않고요. 악어나 고래, 상어는 워낙 몸이 커서 큰 입이 그렇게 커 보이지 않거든요.
왕부리새의 부리가 크고 화려하다 보니 이 부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이 많았어요. 생물학자인 다윈은 이 부리가 짝짓기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어요. 짝짓기 전에 큰 부리를 움직이며 과일을 모으고 이를 암새한테 던져줘서 사랑의 결실을 보게 말이죠. 큰 부리로 도마뱀이나 족제비 심지어는 재규어를 쫓았다는 가설도 있어요.
왕부리새에게 부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해요. 우선 이 부리는 단단하지만, 공기주머니가 퍼져 있어 뜻밖에 가벼워요. 그래서 새가 균형을 잡고 움직이고 나는 데 부리가 문제 되지 않지요. 부리는 표면적이 피부보다 넓어 열기를 잘 내보내 체온조절에 유리해요. 기온과 풍속에 따라 부리를 도는 피의 양이 변하며 체온을 조절하는데 많게는 몸 밖으로 나가는 열량의 60%까지도 부리에서 나가요.
왕부리새는 남미 아마존 열대림과 주변 지역의 숲속에서 살아요. 나무에 올라가 살아서 울창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위장 생활을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요. 이 새는 나무 열매를 주로 먹기 때문에 과일이 많은 곳에 눌러 살다 과일이 부족하면 다른 곳으로 옮긴답니다.
왕부리새는 나무 구멍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길러요. 2~4개의 알을 3주 정도 품어 나온 새끼는 깃털도 없고 눈도 뜨지 못해요. 부리가 단단하고 깃털이 나기 시작하는 6주까지는 부모의 품에서 커요. 이렇게 큰 새들은 3~4세가 돼야 알을 낳을 수 있는데 길게는 25년도 살아요. 아마존 밀림이 지구의 허파이고 희망인 지구에서 왕부리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새일지도 몰라요.